오마에 겐이치 "日에 금융 개방하면 한국위기 해결"

  • 입력 1999년 9월 8일 19시 24분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가 또 입을 열었다. 주간지 사피오(SAPIO) 7월28일자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밑의 한국이 경제적으로 결코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이유’라는 논문을 냈던 그가 같은 잡지 최신호에 ‘그러면 한국경제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특효약 처방전을 가르쳐 주자’라는 논문을 또 발표했다. 다음은 요지.

7월28일의 내 논문이 나간 뒤에 대우그룹 해체가 표면화돼 내가 지적했던 재벌해체에 따른 경제붕괴위기가 현실화됐다.

한국의 경제위기는 일본인에게 한국의 주식이나 금융상품을 사도록 하면 한꺼번에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돈이 남아 도는 일본인에게 금융개방을 하는 것이 특효약이다.

이 제안을 한국인은 ‘미국을 쫓아내고 일본이 들어오려는 속셈’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돈에는 국적이 없다. 그런 편협한 생각을 고치지 않는 한 한국에서 돈이 달아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재벌비판이 뿌리깊다. 그러나 해외에 나가면 한국인은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재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재벌을 해체하지 못했다. 한국에는 재벌을 대신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금융개방을 하지 않는다면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아무나 시장에 참여하게 규제를 완화하고 젊은이들이 새로운 회사를 일으킬 수 있도록 엔젤세제(稅制)를 도입하는 등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외자를 적극적으로 들여오는 것이다. 지금도 들여오는 것 같지만 실제와는 거리가 멀고 성공한 적도 거의 없다. 이유는 재벌우대와 강력한 노동조합의 존재에 있다.

두가지 방법이 5∼10년 걸리므로 우선은 역시 재벌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재벌을 해체할 것이 아니라 경쟁에 지면 서서히 시장에서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리고 5년후는 외국기업, 10년후는 국내시장에서 자란 신흥기업이 지탱하도록 해야 한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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