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관련기업 호황 끝나나?…비아소프트 주가 내리막

  • 입력 1999년 7월 25일 19시 31분


3년 전, 당시만 해도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한 기업이 Y2K(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회사의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비아소프트사였다. 매출은 치솟았고 주가는 96년 한해동안 무려 8배로 뛰었다.

그러나 이같은 Y2K 관련 기업의 좋았던 시절이 이미 끝나가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웬만한 기업들은 이미 준비를 끝마쳤기 때문에 수요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아소프트사는 수입이 크게 감소해 직원을 강제휴직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97년 최고 65.25달러를 기록했던 주가는 21일 현재 8.6250달러로 8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월가의 황제주로 꼽혔던 비아소프트의 주식이 천대를 받게 된 것이다.

더구나 최근 비아소프트사에 일어난 해프닝은 회사 자체가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마저 불러일으켰다. 5월 비아소프트사의 컴퓨터가 고장을 일으켜 사흘 동안 인터넷 웹사이트를 닫았던 일이 생긴 것이다.

비아소프트는 83년 컴퓨터프로그램의 날짜 관련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고 설립됐다.

당시 Y2K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할 때였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에 접어들자 기업측에서 비아소프트사로 문의가 쏟아져 들어왔고 주식투자가들이 주식을 마구 사들이면서 호황을 맞이했다. 전문가들은 비아소프트의 현재 재무구조나 매출을 볼 때 당장 회사가 문을 닫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비아소프트사가 맞이한 상황은 Y2K 특수로 재미를 보았던 많은 기업들이 놓인 처지를 대변할 뿐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Y2K를 우려하는 분위기 때문에 현재도 냉동식품류 소형전기발전기 등 일부분야 기업은 호황을 맞고 있다. 경비용역업체와 비상용 전화회선업자들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Y2K 대응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는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기업들은 벌써 흔적없이 사라졌다. 매사추세츠주의 페리터스 소프트웨어서비스사는 최근 나스닥 거래 종목에서 빠질 정도로 크게 위축됐다. 일부회사는 이름을 바꿔 Y2K 전문소프트웨어 회사란 과거의 이미지를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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