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신문 사설『남북 충돌 재발돼선 안된다』

  • 입력 1999년 6월 17일 19시 43분


일본 아사히신문은 17일자 사설을 통해 남북한 함정간의 총격전이 재발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다음은 사설요지.

이번 사건은 6·25전쟁 후에 일어난 남북군사충돌 중에서도 최대규모의 전투였다. 깊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남북 양측이 충돌 정도에 비해서는 냉정하고 북한에서도 자제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높이는 이런 군사충돌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남북 차관급 회담을 눈앞에 두고 북한이 의도적으로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지금까지 대화나 협조의 분위기가 조성되면 남북간의 긴장을 높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섭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목적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햇볕정책이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되풀이 표명했다.

이번에 단호히 실력행사를 한 데는 한국 내에서 햇볕정책이 ‘연약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햇볕정책 자체는 ‘파산’되지 않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가 ‘햇볕정책의 견지’를 확인한 것을 환영한다. 무엇보다 북한은 군사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극히 자제해야 할 것이다.

아직 낙관할 수는 없지만 남북 차관급회담이 개최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오히려 대화를 강화해야 할 때다.

이번 회담에서는 6·25전쟁에서 생이별한 가족들의 문제가 토의될 것이다.

이산가족 재회실현이 총격전으로 멀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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