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北-美협상 난항…식량 지원방식 이견 여전

  • 입력 1999년 1월 24일 19시 50분


북한과 미국은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한 금창리 지하시설 핵의혹 해소를 위한 제3차 북―미협상에서 양측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을 끝냈다.

이날 오전 10시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열린 나흘째 회의에서 북한은 현장 방문전에 식량 지원 규모와 횟수를 발표할 것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현장을 확인한 뒤 의혹이 없을 경우 인도적 차원의 추가 식량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근(李根)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23일 저녁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전망과 관련해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담당 특사는 22일 4자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금창리 지하시설을 사찰하는 대가로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보상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미국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일경우 미국은 북한에 대해 현재보다 더 정상적인 관계, 즉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수립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금창리 지하시설 핵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16∼18일 평양에서 1차회담을, 12월4∼11일 미뉴욕에서 2차 회담을 가졌으나 북한이 현장접근의 대가로 보상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북한측의 보상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편 남북한과 미국, 중국은 4자회담의 제5차회담을 4월 중순 제네바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제네바〓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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