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보안군 시위대에 발포… 최소 3명 사상

  • 입력 1998년 5월 7일 07시 21분


인도네시아 보안군이 6일 시위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발포, 적어도 한 명이 죽고 두 명이 다쳤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북수마트라주의 주도 메단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던 10대 2명을 향해 역시 오토바이를 탄 보안군이 실탄을 발사, 운전자는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으며 동승자는 팔에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위자는 다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이날도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수하르토대통령의 퇴진 요구와 함께 유가 및 전기요금 등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학생과 시민의 격렬한 시위가 연 사흘째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매커리 미국 백악관대변인은 5일 인도네시아정부의 강경한 시위진압에 대해 “인권침해가 우려된다”고 비난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개혁조치를 이행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5일 메단에서 폭도가 한 화교 상점에 불을 질러 한명이 불에 타 숨졌다.

또 시내 상업지구에서 30여명의 군인이 어린이 4명을 포함, 식료품 등을 약탈해 도망가던 주민들을 체포했으며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국영 안타라통신은 6일 아침까지 1백7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화교계 상점이 주로 약탈 대상이 되자 화교들은 약탈을 피하기 위해 ‘이슬람교 상점’이라는 표시를 붙이거나 이슬람교도들이 기도시 사용하는 깔개를 상점 밖에 내걸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개혁과 수하르토대통령의 하야요구 등 정치적인 성격 외에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경제 사회적 측면이 혼합돼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시위확산에도 불구하고 수하르토대통령은 예정대로 9일 이집트를 방문키로 해 그의 외유기간중 인도네시아 정국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자카르타·워싱턴 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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