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소규모 은행들이 부도설에 휘말리면서 강지(港基)국제은행(IBA)에서 10일부터 11일 오전까지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졌다.
은행측은 『이번 예금 인출사태로 이틀동안 14억∼16억홍콩달러(약 1천8백억∼2천억원)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 바람에 IBA 주가는 10일 13% 떨어지는 등 이틀간 폭락했다.
IBA는 지불창구에 장사진이 쳐지자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불준비금이 고갈됐다는 소문을 부인했다.
홍콩의 중앙은행격인 홍콩금융국(HKMA)도 『일부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그같은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성명서가 발표된 11일 오후부터 예금 인출행렬이 줄어드는 등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사태는 홍콩 달러가 투기꾼들의 추가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은행간 금리가 치솟는 바람에 시작됐다.
한편 홍콩 경찰은 악성 투기세력이 홍콩달러화 방어와 증시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틈을 타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보고 소규모 은행 부도설을 퍼뜨린 진원지 색출을 위한 수사에 나섰다.
1993년 상장된 IBA는 아랍뱅킹(ABC)의 자회사로 차이나 에버브라이트 그룹이 2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편 ABC와 차이나 에버브라이트 그룹은 IBA에 긴급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홍콩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