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고속철 지중해線,공사기간 24개월에 설계 27개월

  • 입력 1997년 11월 9일 19시 55분


프랑스 남부 발랑스에서 아비뇽을 거쳐 서쪽으로 몽벨리아르, 동쪽으로 마르세유를 잇는 총연장 2백95㎞에 진행중인 고속철도 지중해선 건설공사 현장. 지중해선은 평지를 달리는 다른 고속철도 노선과 달리 21개의 다리와 터널을 포함하고 있어 난공사 구간이다. 96년 공사를 시작, 3조8천4백억원을 투입해 2000년 완공할 예정인 지중해선은 총공사비의 14%가 환경 및 경관에 투자된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속철도 경유 구간의 경관을 의무적으로 연구해 가장 적합한 개발방식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몽파르나스시는 고속철도 주변에 나무 1백40만그루를 심기로 했다. 또 고도(古都) 아비뇽시 주변 론강을 건너는 길이 1.5㎞의 아비뇽교는 자연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설계를 공모했다. 아비뇽교는 다리의 하부 철근구조물이 물고기를 연상케하는 유선형이고 색깔은 아비뇽 성벽의 색과 일치, 고도와의 이질감을 줄이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다리의 공사기간이 24개월인데 설계기간은 27개월이란 점. 착공 이후 한차례의 경미한 설계변경이 있었을 뿐이다. 공사비 8백64억원 중 지질조사 환경영향평가에만 7.4%인 64억원을 썼다. 설계도도 없이 착공하고 설계비가 공사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부실한 설계가 나오고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경부고속철도 건설의 현실과는 사뭇 다르다. 프랑스 국영철도회사(SNCF)는 아비뇽 산부인과병원에서 7m 떨어진 곳을 지나는 지중해선 구간의 소음피해를 막기위해 개착식 터널로 건설하고 있다. 유러터널은 열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3개의 터널로 이뤄졌지만 한국이 도입할 TGV열차는 최대속도가 아닌 시속 1백60㎞로 운행되고 있다. 각각 18㎞, 30㎞에 달하는 한국의 대전 대구 지하화 구간도 예상하지 못한 시공상의 어려움을 겪게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프랑스는 기존선을 같은 속도로 운행하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도심을 통과, 공사비와 공기연장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아비뇽〓하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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