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 투자에 재미를 못본 국내 벤처캐피털과 대기업들이 잇따라 해외 벤처사냥에 나서고 있다.
벤처투자자 입장에선 높은 수익이 나는 곳에 투자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자금줄이 말라있는 국내 벤처기업들로선 돈구경이 더 어려워진 셈.
3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국내 창투사의 해외투자는 지난 95년 10개사 72억원에 그쳤으나 96년 11개사 9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들어 6월까지 14개 업체 1백66억원으로 부쩍 늘었다.
한국종합기술금융의 경우 현재 퀵턴디자인시스템즈 등 미국 실리콘밸리지역의 8개사에 투자중이며 최근 이스라엘의 폭스컴 에니그마인포메이션사에 투자하는 등 투자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동양창투는 8월 미국의 콜커넥트사에 5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지금까지 7개 벤처기업에 8백50만달러를 투자했다.
창투사만이 아니라 대기업의 해외벤처기업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그룹삼성SDS는 4월 6백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CTE사와 함께 「CSP」란 벤처기업을 미 현지에 세웠으며 현재 또 다른 한 곳에 지분투자를 준비중이다.
LG전자 LG반도체도 각각 최근 미국의 캐치TV(인터넷기술)와 디웨이브사(반도체설계)에 지분투자를 했으며 5∼6건의 신규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이밖에도 삼성물산 현대 한화 한국통신 등이 미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해외벤처기업 투자 또는 현지 벤처캐피털사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해외벤처기업 사냥이 늘고 있는 것은 창투사의 경우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했을 때의 이익률이 국내보다 높고 대기업은 기술습득효과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상당하기 때문.
국내 벤처캐피털의 당기순이익과 이익률은 매년 증가, 96년의 이익률은 8.7%까지 상승했지만 미국의 15.8%, 영국의 14.2%, 일본의 11.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