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못한 사랑을 탈에 새긴 허도령의 슬픈 전설이 깃들인 하회별신굿의 본고장 경북 안동 하회마을. 선비의 기개와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곳에서 국내외 춤꾼들이 모여 신명과 애환을 덩더꿍 탈춤으로 풀어낸다.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제1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통영오광대 강령탈춤 등 국내 13개 중요무형문화제 탈춤보존 지정단체와 7개 대학생 탈춤 동아리, 콩고 몽골 미국의 탈춤패가 참가해 한바탕 난장을 벌인다.
몽골 국립민속무용단인 투멘 에크는 불교신화를 소재로 춤 악기연주가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아메리카인디언 여러 부족으로 구성된 미국의 블랙마운틴은 큰 북을 치면서 벌이는 전통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5명의 타악기연주자와 1명의 무용수로 이뤄진 콩고의 아프리카본다팀은 원시적인 힘이 흘러넘치는 아프리카 토속춤의 진수를 보여준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일 오후 8시반 낙동강 상류 부용대 절벽에서 재현되는 선유줄불놀이. 강위로 설치된 줄을 타고 불이 떨어지면 강에는 소원을 담은 수백개의 달걀불이 띄워지고 환하게 밝혀진 백사장에는 전통탈춤이 신나게 펼쳐진다.
저녁마다 서울윈드앙상블(3일)김덕수패 사물놀이(4일) 안숙선의 판소리 한마당(5일) 등의 초청공연이 이어지고 장승전시회 세계탈전시회 먹을거리장터 탈제작과정을 보여주는 공방 등이 부대행사로 마련된다.
국보 121호로 지정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던 하회탈이 34년만에 고향나들이를 나와 하회마을 유물전시관 영모각에 전시된다. 0571―851―6491.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