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록히드」망령 되살아나다…사토 입각싸고 聯政분열

  • 입력 1997년 9월 17일 20시 15분


지난 11일의 일본 내각개편에서 20여년전 록히드사건에 연루돼 유죄확정판결을 받았던 사토 고코(佐藤孝行·사진)자민당의원이 총무청장관으로 기용된데 따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자민당과 함께 3당 연립정권을 유지해온 사민당과 사키가케는 사토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연립여당을 탈퇴하겠다고 선언, 연립정권 붕괴가능성마저 대두했다. 게다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내각 지지율이 종전의 60% 안팎에서 30%전후로 떨어지는 등 하시모토정권이 출범후 최대위기를 맞았다. 사토의 입각여부는 내각개편 이전부터 주목됐다. 사토는 록히드사건 당시 2백만엔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유죄확정판결을 받았기 때문. 사토는 자민당 행정개혁추진본부장으로서 업무실적과 추진력을 인정받으면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전총리 등 와타나베 미치오(渡邊美智雄)파의 강력한 후원을 얻어 입각했다. 하시모토총리와 자민당 집행부는 사토입각이 무리라고 사토본인과 와타나베파를 설득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와타나베파는 차기 총리감으로 점쳐지는 오부치파의 보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부총재의 외상 입각 등에 맞서 자파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사토카드를 고집했다. 그러나 사토가 입각하자 각계로부터 『하시모토총리가 당내파벌싸움에 굴복했다』 『정치윤리를 저버렸다』 『사토가 회사원이었다면 진작 해고됐을 것이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개편이전부터 사토입각에 반대했던 사민당 도이 다카코(土井)당수는 16일 사키가케 도모토 아키코(堂本曉子)대표와 협의, 『사토입각은 연립정권의 근본이 걸린 문제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경질을 요구했다. 야당인 신진당과 민주당도 이달말 임시국회에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자민당에서는 사토의 「자진 사퇴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토가 사퇴하든 버티든 자민당과 하시모토총리의 정치적 상처는 꽤 오래 남을 전망이다. 〈도쿄〓윤상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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