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機 추락/사고원인추정]악천후속 기체결함 가능성

  • 입력 1997년 9월 4일 20시 07분


베트남항공기의 추락사고 만 하루가 지난 4일 현재까지 사고원인 규명작업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주재 한국건설교통관은 사고기가 관제탑의 착륙허가를 받고 하강하던 중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다시 상승을 시도했으나 「충분한 양력을 얻지 못하고」 야자나무에 부딪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악천후원인설」을 뒷받침했다. 건설교통관의 이같은 발언은 그러나 기상악화와 함께 사고 항공기의 기체결함 가능성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즉 사고기가 착륙 최종 결심고도인 3백피트보다 낮게 내려간 상태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돌풍을 만나 재상승해야 했는데 비행기가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첸통 공항 책임자인 티트 찬타도 사고 직후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통신두절과 기계결함」이 겹쳐 사고가 일어난 것같다』고 밝혔다. 또한 7월초 내전중 항공기 이착륙에 필수적인 관제 전자장비도 약탈돼 한동안 수기(手旗)로 통제된 적도 있어 사고 당시 관제소의 시설과 장비가 얼마나 복구돼 얼마만큼 적절히 항공기를 유도했는지도 의문이다. 포첸통 공항에는 기상관측소나 자동착륙유도장치(ILS) 등 첨단시설은 없으며 보조시설인 전방향거리표지(VOR/DME)와 무지향 표지시설(NDB)이 고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폭우와 강풍 속에서 무리하게 착륙을 강행한 조종사의 과실도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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