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7년내전 마무리…12년만에 대통령선거

  • 입력 1997년 7월 18일 20시 20분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에서 7년에 걸친 내전에 종지부를 찍고 새 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선거가 19일 실시된다. 85년 이후 12년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과 상원 26명 하원 64명 등 90명의 의원이 선출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내전 당사자들이 최종 합의한 내전종식과정의 마지막 단계. 라이베리아는 지난 89년 성탄절 전야에 군부 인사 찰스 테일러가 독재자 새뮤얼 도 정권에 반란을 일으키면서 내전에 빠져 7년동안 살육전이 계속됐다. 반란군에 잡힌 도는 이듬해 고문을 못이겨 사망했으나 내전은 종족 분쟁으로 변질돼 20만명 가까이 목숨을 잃고 인구 2백30만명중 70만명 이상이 조국을 탈출하는 참상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60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출사표를 던진 13명의 대통령 후보중에는 내전을 촉발시킨 테일러와 오랜 경쟁자들인 알하지 크로마, 조지 볼리 등 내전을 이끈 군부인사 3명이 모두 포함돼 있다. 선거의 최대 관심은 스스로 대통령이라고 선언까지 했던 테일러의 집권여부. 라디오 방송국까지 소유할 정도로 자금과 조직면에서 단연 우위에 있는 테일러는 『선거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라며 벌써 각료명단을 발표하는 등 대단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상 첫 여성 대통령후보로 나선 엘렌 존슨 서리프가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이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테일러가 낙선할 경우 순순히 승복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90년 라이베리아에 배치된 서아프리카 평화유지군(ECOMOG)이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세력은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벌써부터 으름장을 놓는 것도 이같은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고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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