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정부 외교협상 착수…대표단 中國 도착

  • 입력 1997년 2월 13일 11시 59분


정부는 13일 駐中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요청해온 북한의 黃長燁 노동당국제담당비서를 가급적 빠른 시일내 서울로 데려오기로 하고 이를 위해 모든 외교채널을 전면 가동, 중국정부 등 관련국과의 외교협상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날 黃비서의 한국망명을 위한 중국과의 외교적 절충을 위해金夏中외무장관특보를 비롯, 정부부처 실무진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을 북경에 급파했다.

柳光錫 외무부 亞太국장은 『중국측과의 1차 교섭을 통해 黃비서등의 망명경위등을 설명하고 중국측의 협조를 이미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중국측이 내부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조만간 중국측의 입장이 통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을 조기 수습하기 위해서는 黃비서의 객관적인자유의사 확인이 중요하다고 판단,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을 포함한유엔 등 국제기구의 개입을 요청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 중이다.

정부는 또 북한이 黃비서의 한국망명요청을 「납치극」이나 「조작극」으로 선전, 어떠한 형태로든 「방해공작」이나 보복행위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미국정부 등 관련국을 상대로 이번 사건이 黃비서의 자유의사에 의해 발생했음을 지적, 우방들의 외교적 협조를 요청하는등 다각적인 대책도 마련중이다.

이날 저녁 싱가포르로 떠날 예정인 柳宗夏외무장관도 망명협상을 조기에 타결짓기 위해 14일오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회담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錢其琛중국외교부장과 만나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키로 했다.

또 鄭鍾旭 駐中대사도 이날중 북경에서 唐家璇중국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黃비서본인의 의사를 존중, 국제관례에 따라 이번 사건을 처리해주도록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부 당국자는 『黃비서가 이미 한국으로의 망명을 요청한 상황이니 만큼 가급적 빠른시일내에 그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급선무』라며 『모든 외교채널을 가동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번 사건은 남북한과 중국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묘한 사안으로 자칫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며 『가급적 사태를 객관적인 상황에서 조기에 마무리짓기 위해 유엔등 국제기구의 개입도 중국측의 입장을 고려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측이 사회주의혈맹인 북한을 의식, 黃비서의 한국으로의 망명에 난색을 표명해 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질 경우, 일단 미국등 제3국을 경유한뒤 黃비서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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