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6일벳푸(別府)한일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한일축구정기전이 청와대 비서진의 실수로 개최시기와 장소가 잘못 발표돼 국제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조찬회담에서 한일축구정기전을 부활키로 양국축구협회가 합의한 것은 잘한 일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찬회담이 끝난 후 潘基文(반기문)외교안보수석은 『한일축구정기전 부활문제에 대해서도 정상들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기자들이 『시기와 장소가 언제냐』고 묻자 배석했던 權鐘洛(권종락)외교비서관이 『5월에 서울에서, 9월에 도쿄(東京)에서 열리기로 돼있다』고 답변했다.
「한일 축구정기전 5월 서울 개최」로 국내 신문이 보도하자 양국 축구협회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말았다.
양국의 축구협회는 이미 5월21일 도쿄에서, 9월 이후 서울에서 축구정기전을 하기로 합의해 발표까지 했는데도 장소가 뒤바뀐 것이다.
한국축구협회측은 청와대와 문화체육부 등에 장소가 바뀐 이유를 물었으나 관계자들은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문제이니 우리는 잘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일본축구협회측은 도쿄의 한국특파원들에게 장소가 뒤바뀐 이유를 묻는 등 소동을 벌였다.
그러나 정작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이런 난리가 난 것도 28일 오전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정정발표도 없었음은 물론이다. 출입기자들의 문의로 청와대측이 사실을 확인한 결과 권비서관이 당시 장소를 착각해 잘못 대답한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작년말 벳푸정상회담 날짜를 1월25일과 26일로 발표했다. 청와대측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25일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회식에 참석해야 하는 일정을 잊고 있었다. 이에 따라 각국에 통보했던 개회식일정이 24일로 하루 앞당겨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나사가 풀려도 한참 풀렸다』고 자탄했다.
〈金東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