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인질극]재일동포 李明浩씨 몸값줘야 석방될듯

  • 입력 1996년 12월 24일 20시 36분


「리마〓李圭敏특파원」 한국인 인질 李明浩(이명호)씨가 22일 밤의 대량 석방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또 그는 언제쯤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씨의 현재 공식직책은 리마주재 미쓰비시 상사의 사장 보좌역. 그러나 그는 미쓰비시 일본본사에서 파견된 간부로 현지 사장보다 실질적인 권한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거의 매주말마다 리마에서 가장 고급인 라 플라시니에 골프장에 페루정부 유력인사들을 초청해 로비활동을 해 왔다는 것이 리마주재 대우지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범인들이 일본기업에 대해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비록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측이 이를 부인했지만 이들이 일본상사원중 비중 있는 사람들을 골라 인질상태로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몸값 흥정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주고 있다. 게릴라들이 요구하고 있는 돈이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당초 5개 조건중 하나로 게릴라 단체 유지를 위한 이른바 전쟁세를 요구했으나 현재는 자신들이 제삼국으로 건너가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을 요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현지 TV방송이 보도했다. 이처럼 게릴라들의 일본기업을 대상으로 한 몸값요구가 점차 기정사실로 됨에 따라 이씨는 당분간 풀려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한국대사관의 비관적 전망이다. 결국 돈으로 인질테러에 대처해 온 일본의 관례가 오늘날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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