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목사연설」사고 팔수 있나…CBS 비디오테잎 판매논란

  • 입력 1996년 11월 22일 20시 35분


「權宰賢기자」 고도자본주의사회는 고(故)마틴 루터 킹 목사가 꿈꾸던 「꿈」마저 사고 팔 수 있는 걸까. 최근 킹목사재단은 21일 킹목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CBS방송국을 애틀랜타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킹목사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란 연설을 무단으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 도용한 혐의다. 지난 63년 8월 28일 워싱턴 링컨 기념관 앞에서 25만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행한 이 연설은 감동적이고도 간결한 문장으로 흑백차별의 부당성을 고발하고 흑백화합을 역설한 명연설. 특히 말미에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를 반복하면서 마치 시를 읊듯 흑백화합의 이상을 부르짖는 부분은 명문중에서도 명문으로 손꼽힌다. 킹목사재단은 민권운동을 다룬 CBS의 「마이크 월러스와 함께 20세기를」이란 다큐멘터리의 비디오테이프 판매가 킹목사의 저작권을 침해, 부당이득을 얻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시 연설을 생방송한 CBS측은 킹목사재단이 20세기 최대 유산중의 하나를 소유할 아무런 권한이 없으며 더군다나 후대에 이를 전달하는 것은 CBS의 의무라고 반박했다. 앤드루 헤이워드 CBS회장은 『언론이 자신들이 이미 보도한 역사적 사건들을 재보도할 때마다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된다는 생각은 미국민들에게 필수적인 정치 사회 역사적 정보를 자유롭게 공급해야 된다는 우리의 막중한 책임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 연설문 판매 권한을 타임워너사에 판매한 킹목사재단은 그러나 뉴스보도와 비디오테이프 판매는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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