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낸시여사에 사과편지 보내

  • 입력 1996년 10월 26일 20시 14분


「워싱턴〓李載昊특파원」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지난 23일 편지를 썼다. 수신인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백악관은 대통령의 사신(私信)이어서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관계자들은 「사과의 편지」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최근 자신의 대선 TV광고에 지난 81년 당시 레이건대통령의 암살미수 사건을 자료화면으로 삽입했다. 당시 현장에 있다가 총에 맞아 상반신이 불구가 된 레이건의 공보비서 제임스 브래디로부터 고증까지 받은 이 TV 광고는 클린턴대통령이 총기규제에 앞장서 온 강력한 지도자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만든 광고였다. 그러나 광고는 본의 아니게 당사자인 레이건부부의 아픈 상처를 되살려주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그 때만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는 낸시가 곧바로 펜을 들었다. 「당신들은 최소한의 정치 도의도 없느냐. 그 광고를 즉각 중단하고 대통령은 사과하라」. 대통령의 「사과 편지」는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이 홍수처럼 쏟아붓고 있는 TV 광고전의 산물이다. 클린턴은 보브 돌이 지난 65년에 의료보장제도(메디케어)의 출범 때 이를 반대하는 투표를 했다고 비난하고 돌은 클린턴을 가리켜 『젊어서 마리화나를 피운 대통령』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과열광고전이 대통령의 「사과 편지」를 만들어낸 셈이다. 두 후보가 TV광고로 지출하는 비용은 지난 92년에 비해 최소한 15%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확한 금액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5천만달러는 될 것이란 추측도 있다. 이밖에 30초 짜리 TV광고 1편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2만달러. 광고효과가 큰 것은 역시 NBC ABC CBS 등 공중파 방송들로 부동표를 흔드는데는 이들 3대 방송망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광고전략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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