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설서버 피해 3,675억… 청소년 도박 노출까지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2월 4일 18시 47분


국내 게임 산업에 불법 사설 서버가 초래하는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피해가 3,675억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4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게임기자클럽이 주관하는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와 대책’ 세미나에서는 사설 서버로 인한 경제적 손실부터 청소년 도박 노출, 법적 대응 한계까지 전방위 문제가 지적됐다.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와 대책‘ 세미나 왼쪽부터 게임위 김범수 본부장, 서울시립대 손혜림 교수, 법무법인 율촌 황정훈 변호사 (사진=게임동아)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와 대책‘ 세미나 왼쪽부터 게임위 김범수 본부장, 서울시립대 손혜림 교수, 법무법인 율촌 황정훈 변호사 (사진=게임동아)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과 손혜림 교수는 온라인 RPG 이용자 1,500명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사설 서버의 현주소를 분석했다. 응답자의 70%가 사설 서버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50%는 실제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손 교수는 사설 서버가 없었다면 본 서버에서 결제했을 금액을 기준으로 게임사 연간 매출 손실은 3,675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또 이용자 피해로는 ▲서버 종료 ▲결제 사기 ▲개인정보 유출 등이 확인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설 서버 내 도박성 게임 노출률은 44%, 그중 60%가 실제 이용했다고 조사됐다. 특히 사설 서버 내 도박 콘텐츠는 청소년도 쉽게 노출될 수 있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사설 서버가 청소년 보호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설 서버 내 도박성 미니 게임 관련 응답 (사진=게임동아)
사설 서버 내 도박성 미니 게임 관련 응답 (사진=게임동아)

게임물관리위원회 김범수 본부장은 사설 서버를 ▲불법 환전 ▲대리게임 ▲핵을 포함한 4대 악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히며, 게임위가 사설 서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사설 서버 홍보 사이트에서는 일주일에 100개 이상 신규 서버가 생성돼 홍보되기도 하며, 후원금과 초기 패키지 판매 등으로 운영자 수익이 발생한다. 게임위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자동 크롤링 기반 ‘스마트 사후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제로 게임위는 지난 2019~2024년 총 16만 5천 건을 차단했으며, 올해만 5만 건 이상을 막았다. 이어 김 본부장은 사설 서버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운영자뿐 아니라 서버 개발자, 홍보 조직(광고·유입 조직)까지 전체 망을 검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법무법인 율촌 황정훈 변호사는 사설 서버는 최근 이슈가 아니라 10년 동안 계속 반복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온라인게임의 태생적 장점 덕분에 과거에는 불법 복제가 쉽지 않았지만, 사설 서버는 그 통념을 깨뜨리는 방식으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불법 사설 서버 관련 형사 처벌 사례 (사진=게임동아)
불법 사설 서버 관련 형사 처벌 사례 (사진=게임동아)

또한 불법 사설 서버는 단순한 게임 모방 수준이 아니라 도박·불법 거래·불법 콘텐츠 유통·가상자산 무단 채굴 등 광범위한 범죄와 연계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법 사설 서버 이용자 처벌은 쉽지 않지만, 음주운전 방조 처벌 사례를 언급하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입법으로 이용자 처벌 조항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강연을 진행한 세 발제자는 공통적으로 사설 서버 문제가 ▲게임 산업 경쟁력 약화 ▲청소년 보호 위협 ▲저작권 침해 확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황성기 의장은 “K-콘텐츠를 국가 전략사업으로 선정한 이재명 정부의 정책 달성을 위해서는 오늘 이야기한 사설 서버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오늘 자리가 정부가 제시한 국정 목표를 위한 귀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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