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유튜버 ‘수탉’ 살인미수 사건 전말…“차라리 죽여달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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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00만 유튜버 ‘수탉’이 중고차 딜러에게 납치돼 4시간 동안 감금·폭행당한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범인은 2억 원을 가로챈 뒤 수탉을 유인해 납치했고, 200km를 끌고 다니며 살해 협박했다. 뉴스1·숲 수탉 채널 갈무리
구독자 100만 유튜버 ‘수탉’이 중고차 딜러에게 납치돼 4시간 동안 감금·폭행당한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범인은 2억 원을 가로챈 뒤 수탉을 유인해 납치했고, 200km를 끌고 다니며 살해 협박했다. 뉴스1·숲 수탉 채널 갈무리
구독자 100만 명의 게임 유튜버 ‘수탉’이 지인인 중고차 딜러에게 납치돼 4시간 동안 감금·폭행당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경찰은 충남 금산군 일대에서 피의자들을 검거했고, 수탉은 안구 함몰·골절 등 중상을 입은 채 극적으로 구조됐다.

사건은 단순한 금전 다툼이 아니라, 수억 원의 사기와 계획된 폭행·납치가 이어진 고도의 조직적 범죄였다. 피해자인 수탉은 1일 숲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수술은 잘 끝났다”며 작년부터 이어진 피의자와의 거래, 갈등, 그리고 폭행 당일의 상황을 직접 밝혔다.

● 2억 가로채고 “돈 줄 테니 야산으로”… 치밀한 계획범죄

유튜버 수탉이 공개한 보유 차량.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버 수탉이 공개한 보유 차량. 온라인 커뮤니티
수탉과 피의자인 중고차 딜러 A 씨(20대)는 2023년 3월 차량 거래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A 씨는 자금난을 이유로 3000만 원을 빌렸고, 약속된 기한을 5개월 넘긴 뒤에야 어렵게 상환하는 등 이미 신뢰에 금이 간 상태였다.

하지만 거래는 계속됐다. 수탉은 A씨에게 타던 차량 판매와 신규 차량 구매를 의뢰하며 계약금 명목으로 2억 원을 건넸다. 돈을 챙긴 A 씨는 올해 7월부터 연락을 피하며 차일피일 인도를 미뤘다.

수소문 끝에 찾은 차량은 이미 제3자에게 이중 계약된 뒤였다. 수탉은 차를 회수하려 사비 5000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고, 되찾은 차량은 주행거리가 4000km나 늘어난 상태였다.

● “형, 나오세요” 신호에 튀어나온 공범… 200km 끌고 다니며 살해 협박

사건이 발생한 차량과 인근 CCTV 영상. KBS 갈무리
사건이 발생한 차량과 인근 CCTV 영상. KBS 갈무리
사건은 이 지점에서 끝나지 않았다. A 씨는 이후 “돈을 돌려주겠다”며 외딴 야산으로 유인하려 시도했지만, 수탉이 이를 거부해 미수에 그쳤다. 결국 A 씨는 지난달 26일 “(돈을 주는 대신) 합의서를 쓰고 끝내자”며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수탉을 불러냈다.

약속 장소에 나간 수탉은 차량 뒷좌석에 숨어 있던 공범 B 씨(30대)를 발견하고 112에 신고했다. 그러자 A 씨가 “형, 나오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신호를 보냈고, 그 즉시 B 씨가 차에서 튀어나와 무자비한 폭행을 시작했다.

수탉은 이들이 목을 조르거나 야구 방망이로 수차례 구타하는 등 심각한 폭행을 가했다고 밝혔다. 수탉은 “납치 과정에서 ‘경찰은 안 온다’, ‘10억 못 맞추면 죽이겠다’, ‘이런 일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다’라고 협박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수탉을 태우고 충남 금산군까지 약 200km를 이동하며 지속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탉이 공개한 당시 부상 상태. 피의자 A 씨 일당이 얼굴과 귀 부근을 무차별 폭행하는 과정에서 얼굴에 부상을 입었고, 이를 막으려다 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숲 수탉 채널 갈무리
수탉이 공개한 당시 부상 상태. 피의자 A 씨 일당이 얼굴과 귀 부근을 무차별 폭행하는 과정에서 얼굴에 부상을 입었고, 이를 막으려다 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숲 수탉 채널 갈무리
극심한 공포 속에서 수탉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겠다는 생각에 ‘차라리 안 아프게 죽여달라’고 빌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사건은 발생 4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2시 40분경에 마무리됐다. 출동한 경찰이 위치 추적 끝에 충남 금산군의 한 공원묘지 인근에서 차량을 덮쳤다. A 씨 일당이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 수탉은 안구 함몰·복시·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 4시간 만에 극적 구조됐지만 ‘PTSD’ 여전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종선)는 당초 살인미수 혐의로 송치된 A 씨와 B 씨의 죄명을 강도살인미수 및 공동감금 혐의로 변경해 21일 구속기소 했다. 뉴시스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종선)는 당초 살인미수 혐의로 송치된 A 씨와 B 씨의 죄명을 강도살인미수 및 공동감금 혐의로 변경해 21일 구속기소 했다. 뉴시스
수탉은 신체적 부상 못지않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집 밖에 나가는 것이 무섭고, 뒤에서 사람이 오기만 해도 심장이 뛴다”면서도 “내가 잘못한 게 아니기에 숨을 이유가 없다. 일상 회복을 위해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종선)는 당초 살인미수로 송치된 사건을 강도살인미수·공동감금 혐의로 변경해 A 씨와 B 씨를 지난달 21일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범행 도구 준비, 장소 답사 등 범행 전 공모 정황이 명확하다고 판단했으며, 또 다른 공범도 검거해 구속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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