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당, ‘혼밥 거부’ 논란…“외로움 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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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한 식당에서 ‘혼밥 손님’에게 서비스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국수집 앞에 붙은 공지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해당 공지에는 혼자 온 손님을 위한 네 가지 선택지가 제시됐다. 2인분을 지불하고 먹거나, 2인분을 모두 먹거나, 친구에게 전화하거나 배우자와 함께 다시 오기의 내용이다.

또한 공지에는 “우리는 외로움을 팔지 않는다. 제발 혼자 오지 마세요”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 게시물은 3만 회 이상 조회되며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토론을 촉발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주인의 사고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 “왜 혼자 먹는 것을 외로움과 동일시하는가”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소유자가 재정적 타격을 감수한다면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국에서는 혼자 식사하는 ‘혼밥’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서울의 1인 가구 점유율은 39.3%로, 2015년 29.5%에서 증가했다. 또한 한국인의 42% 이상은 매일 적어도 한 끼를 혼자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혼자 식사하는 사람에 대한 차별 사례로는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여수의 다른 식당에서는 2인분을 주문한 혼밥 손님이 “빨리 먹으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불쾌감을 표한 사례가 있었으며, 일부 식당은 혼자 식사하는 동안 소셜 미디어를 보는 것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게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스탠포드 대학 사회학 교수 신기욱은 한국 사회가 독신자에 대한 편견을 체계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많은 식당이 1인 세트 메뉴를 제공하며 독신 고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단일 경제’라 부르며, 요리, 부동산, 교육 등 다양한 산업이 1인 가구를 겨냥해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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