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강경’ 다카이치 지지율 올라… 4연임 앞 시진핑도 강공

  • 동아일보

‘대만문제 개입’ 발언 열흘넘게 갈등
日 ‘다카이치=강한 총리’ 보수 결집
野 우려 커지자 외무성국장 中 파견
中, 日 방문 자제령 등 내부결속… “G20때 다카이치 만날 계획 없다”

대만 유사시 개입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열흘 넘게 ‘강 대 강 대결’로 치닫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7일 ‘대만 유사 상황’을 자위대를 파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로 볼 수 있다고 밝힌 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입장 변화는 없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이 “(총리 의견일 뿐) 기존 정부 입장이 바뀐 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연일 날 선 비난과 함께 자국민을 상대로 일본 방문 자제 등 실력 행사에까지 나섰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22∼23일 남아공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다카이치 총리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집권한 다카이치 총리와 2027년 4연임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지 세력 결집 등을 위해 대만 문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 ‘대만 개입’ 발언 뒤 지지율 오른 다카이치

다카이치
다카이치 총리가 현직 총리 중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유사시’라고 공개 발언한 뒤 야당을 중심으로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9%로, 지난달 취임 첫 여론조사 때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에서 17%로 2%포인트 줄었다. 이처럼 대중 강경 발언 이후 지지율이 오르는 것을 확인한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사안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뒤 핵추진 잠수함 도입 검토 공식화에 이어 ‘비핵 3원칙’(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 재검토 의사를 밝히며 군사 대국화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런 연장선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했고, 중국의 철회 요구에도 일단 선을 긋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은 외교 문제가 됐지만, 일본 보수층에는 할 말은 하는 ‘강한 총리’란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야당 등의 우려가 커지자 17일 다카이치 정부는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正彰)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중국에 보내 류진쑹(劉勁松)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을 면담토록 했다.

● 2027년 4연임 앞둔 시진핑, 내부 결속 강화

시진핑
중국은 연일 일본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7일 칼럼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겨냥해 “일본 우익 세력의 지극히 잘못되고 위험한 역사관·질서관·전략관을 충분히 드러냈다”며 “군국주의를 위한 초혼과 같다”고 주장했다.

또 마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포함한 영토주권전시관을 확장한 것에 강력히 항의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해당 보도를 주목했고 최근 일본의 악랄한 언행은 주변국의 경계심, 불만, 항의를 불러일으켰다”고 답했다. 독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한국 정부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중국의 강도 높은 일본에 대한 비판과 보복 조치를 두고 2027년 제21차 중국공산당 대회에서 4연임을 노리는 시 주석도 내부 결속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간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을 중요한 과제로 강조해 왔다. 향후 미국과 벌어질 수 있는, 대만을 둘러싼 갈등에서도 양보하지 않겠단 뜻을 분명히 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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