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야생 곰 출몰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내 한 대형 쇼핑몰에 곰이 침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0분경 아키타현 노시로시 소재 쇼핑몰 ‘이온 노시로점’에 곰 한 마리가 출몰했다. 이를 본 쇼핑몰 직원은 ‘곰이 쇼핑몰 안으로 들어왔다’며 경찰에 긴급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현(縣) 공무원은 곰에게 마취총인 ‘블로우 건’을 쏴 마취시킨 뒤 전기 쇼크 방식으로 곰을 사살했다.
당시 쇼핑몰 직원들은 현 공무원이 오기 전까지 근처에 있던 물건들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곰을 1층 가구 매장에 가뒀다. 나머지 쇼핑객들과 직원들은 모두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 쇼핑객은 “쇼핑을 하러 왔는데, 사람이 많은 곳에 곰이 올까봐 매우 두려웠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해당 쇼핑몰은 JR 노시로역에서 북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주거 지역에 위치해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곰의 몸길이는 약 80cm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시설 주변을 봉쇄하고 인근 도로의 교통을 통제했고, 쇼핑몰은 하루 종일 폐쇄 조치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곰 습격으로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지난 2023년 6명 기록의 두 배를 넘긴 수치다. 홋카이도에서는 주행 중인 차량에 곰이 돌진하는 영상이 공개됐고, 혼슈 북부 도호쿠 지방에서도 연이어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지난 14일 퇴역 경찰관과 군인 등을 대상으로 곰 개체수 조절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정책 패키지를 승인했다. 일본 경찰은 지난 6일 권총만 사용이 가능했던 총기규정을 개정해 곰을 상대로 소총(라이플) 사용을 허가하고, 이와테현과 아키타현에 경찰 기동대를 파견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에서 곰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는 이유는 먹이 부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곰의 주요 먹이인 ‘너도밤나무 열매’가 대흉작을 겪으면서, 산속 곰들이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오는 사례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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