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제49회 국무회의에서 프로야구·콘서트 등 티켓 암표 근절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출처=뉴스1)
정부가 최근 프로야구 경기와 KTX, K팝 콘서트 등 각종 티켓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자, 재판매 금지 및 과징금 상향 등 강력한 근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형벌 강화 대신 과징금을 대폭 높이고, 신고 포상금 제도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1일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9회 국무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프로야구 경기, K팝 콘서트, 인기 공연의 티켓을 확보해 수십 배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암표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 “수십배 웃돈 암표 기승”…현행법 처벌 실효성 낮아
현행 국민체육진흥법 제6조의2는 암표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나, ‘자동 매매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실제로 적발 사례가 드물고, 형량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그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정부 “정가 초과 재판매 전면 금지·상습범 가중처벌”
최휘영 문체부장관이 11일 열린 제49회 국무회의에서 암표 근절대책을 보고하고 있다. (출처=뉴스1)이에 문체부는 △정가 초과 재판매 전면 금지 △과징금 상향 및 상습범 가중처벌 △신고포상금 체계 구축 등 3대 근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암표 판매는 사실상 방치돼 있다.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며 “일반 팬들이 정가의 티켓을 살 기회를 박탈당하고 금전적 피해를 본다. 특히 소득이 적은 청소년 팬들은 관람을 엄두도 내지 못해 시장 전체의 규모가 줄고, 문화·스포츠계 전반에 피해가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을 개정해 웃돈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부당 이익보다 훨씬 큰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 이 대통령 “형벌보다 과징금 강화·신고 포상금 검토하라”
국세청이 제시한 ‘암표상’ 활동의 구조. (출처=뉴스1)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형벌 강화는 반대다. 차라리 과징금을 대폭 상향하는 게 낫다”고 반박했다. 징역형 선고가 거의 없는 암표 판매 행위에 수사와 재판 역량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초코파이 절도 사건’을 언급하며 “실효성 없는 형사 처벌 조항은 없애야 한다. 저번에 초코파이 1000원 가지고 재판하느라 얼마나 인력 낭비가 심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징금은 정부 수입이 된다. 차라리 과징금을 총액에서 10배에서 30배까지 높이는 식으로 상향하는 것이 낫다”며 “신고 포상금을 확실히 도입해서 과징금 부과액의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 프로야구·콘서트 암표 잇따라…정가의 ‘최대 8배’ 판매
최근 30대 남성 A씨는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을 5개의 계정으로 예매해 최대 8배 가격에 판매한 혐의로 입건됐다. 사진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출처=뉴스1)최근 암표 판매는 스포츠·공연계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프로야구 입장권을 예매한 뒤 웃돈을 붙여 재판매한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439차례에 걸쳐 약 56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 티켓은 정가의 최대 8배에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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