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여자친구, 22일 활동 종료…데뷔 6년만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22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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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여자친구’가 데뷔 6년 만에 작별을 고한다. 22일 소속사 쏘스뮤직과 전속계약이 만료된다.

여자친구는 쏘스뮤직 같은 중소기획사들의 상징으로 통한 걸그룹이다. 여자친구는 2015년 ‘시즌 오브 글래스’로 데뷔할 당시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다.

또 초반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를 연상케하는 활동방향으로 주목받는 동시에 평가절하됐다. ‘유리구슬’과 ‘오늘부터 우리는’은 청순한 차림으로 과감한 발차기를 하고 유려함 속에 강한 멜로디가 깃든 ‘다시 만난 세계’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콘셉트의 승리로 연착륙했다. 섹시로 점철된 걸그룹 사이에서 적확한 포지셔닝이었다. 여기에 멤버들의 끈기가 보태지면서 점차 소녀시대를 레퍼런스로 삼은 그룹이 아닌, 그냥 여자친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여자친구가 대중의 지지를 받기 시작한 건, 2015년 9월 라디오 공개방송 직캠 영상이었다. ‘꽈당 유튜브 영상’으로 ‘7전8기’, 아니 ’8전9기‘ 걸그룹으로 회자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8번이나 넘어지며 ’오늘부터 우리는‘을 끝내 부르는 모습을 외신도 소개했다. 단지 여리여리한 그룹만이 아님을 증명했다.

교복을 입은 소녀가 공중을 향해 점프하는 모습으로 기억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호소다 마모루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연상되는 ’시간을 달려서‘는 여자친구가 내세우는 매력을 극대화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파워업 청순‘과 함께 정상을 향해 힘껏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다. 역시 교복을 입고 힘있는 비트에 서정적인 가사를 녹여낸 ’감성 댄스곡‘을 내세운다.

풋풋하고 청순한 소녀다운 매력을 과시하면서도 쾌활하고 씩씩한 이미지를 더했다.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이란 노랫말은 소녀들의 간절한 바람을 담아 아련하고 서정적이다. ’격정 아련‘이라는 용어까지 탄생했다. ’핑거팁‘에서는 강렬해진 칼군무, ’밤‘에서는 멜로디컬한 후렴구에서 한층 세련된 보컬을 선보였다.

쏘스뮤직은 2019년 7월 빅히트 엔테인먼트에 인수됐다. 지금은 사명을 하이브로 바꾼 이 회사가 인수해 처음 레이블화한 기획사다. 여자친구는 쏘스뮤직의 간판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필두로 아도라(ADORA), 프란츠(FRANTS) 등 빅히트 사단의 프로듀서가 앨범 작업에 참여, 여자친구의 음악 서사를 확장시켰다.

’회(回)‘ 시리즈가 그것이다. ’회 : 래버린스‘, ’회:송 오브 더 세이렌‘, ’회:발푸르기스의 밤‘을 통해 좀 더 주체적인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간 분산됐던 여자친구의 세계관이 한데 모인 느낌이 들었다. 이런 부분은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의 공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만큼 대중적으로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진 못했다. 대중음악계에서 아이돌 그룹의 장수 기점은 7년 재계약의 직전인 데뷔 5, 6년차로 본다. 멤버들과 소속사 모두 그룹의 위상을 확인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는 해당 기간에 변신은 보여줬지만, 폭발적인 힘을 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쏘스뮤직과 여자친구의 전속계약 종료 소식은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계약 종료 4일 전에 소식이 알려져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팬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멤버 전원이 다른 기획사로 옮겨 활동하는 경우의 수는 희박하다. 이에 따라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하이브는 쏘스뮤직 주도로 새 걸그룹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선보인 글램 이후 첫 걸그룹이라 업계의 기대가 크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 ’소녀시대‘와 ’f(x)‘의 비주얼 콘셉트를 총괄한 민희진 CBO가 하이브로 옮겨 처음 선보이는 걸그룹이기도 하다. 하이브와 쏘스뮤직은 여자친구와 전속계약을 종료한 동시에 이르면 올해 론칭할 새 걸그룹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항해는 언젠가 끝나지만, 여자친구의 여정은 아직이다. 멤버들은 또 다른 시작을 위내 나섰다. 리더 소원은 자필 편지로 팬덤 ’버디‘에게 이렇게 전했다.

“앞으로 끝이 아닌 시작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것을 채워 나가보도록 하겠다. 공식적인 여자친구는 마무리되지만 우리는 끝이 아니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달라. 가보지 못한 길이 조금은 걱정 되지만 늘 응원해주는 버디를 생각하며 열심히 나아가보겠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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