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의 부활’ 알린 제임스 완의 마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26일 06시 57분


영화 ‘아쿠아맨’의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완 감독이 특유의 상상력과 연출력으로 연말 극장가를 사로잡았다.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아쿠아맨’의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완 감독이 특유의 상상력과 연출력으로 연말 극장가를 사로잡았다.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짜릿한 심해 스펙터클과 휴머니즘
아쿠아맨, 200만 돌파 신기록 예감


제임스 완 감독이 ‘아쿠아맨’을 통해 그 진가를 다시 증명해 보였다. 전 세계 공포영화 붐을 이끈 실력이 전혀 다른 장르인 히어로 무비에서도 통했다. 작품을 성공시킬 때마나 나오는 ‘마법’이라는 평가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활약상이다.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확보한 덕에 ‘임수완’이란 한국 이름까지 얻은 제임스 완 감독이 신작 ‘아쿠아맨’으로 연말 극장가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 ‘마약왕’과 ‘스윙키즈’를 따돌리고 성탄 시즌인 24일과 25일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 모아 누적 200만명을 거뜬히 넘었다.

대작들이 몰린 연말 극장가는 그야말로 혼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어떻게든 관심을 끌기 위한 유료시사회(‘스윙키즈’)는 물론 딱히 명분도 없는 전야 개봉(‘범블비’) 등 변칙 개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쿠아맨’은 여유롭게 정상에 안착했다. 한국영화가 힘을 내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연시 특수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쿠아맨’은 작품을 공개하기 전까지 사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마블스튜디오와 더불어 히어로 시리즈의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DC코믹스의 작품이지만, 바로 이 부분이 관객 기대치를 낮춘 배경이다. 승승장구하는 마블과 달리 2016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으로 히어로 시리즈에 본격 뛰어든 이래 관객을 만족시킨 작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과는 예상 밖이다. 짜릿한 심해 스펙터클이 일단 시선을 사로잡고, 휴머니즘을 더한 이야기가 관객의 감성까지 자극한다. 앞서 ‘컨저링’ ‘인시디어스’ 등 공포 시리즈는 물론 ‘분노의 질주: 더 세븐’까지 비주얼과 스토리의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전 세계 흥행 기록을 경신해온 감독의 장기가 어김없이 드러난다.

실제로 제임스 완 감독은 ‘아쿠아맨’ 개봉 전 국내 취재진 화상 간담회에서 “판타지의 세계를 구축하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적인 면을 부여해 관객의 마음에 다가가려 했다”고 밝혔다. 공포영화를 만들 때도 공포 그 자체보다 ‘드라마가 있는 이야기’에 주력해온 그가 히어로 무비에서도 지향을 유지하면서 또 한 번 성공을 맛본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25일 누적 200만 관객을 돌파한 ‘아쿠아맨’은 역대 DC 영화 가운데 최고 성적을 넘어 마블의 기록까지 넘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흥행한 DC 영화는 ‘배트맨 대 슈퍼맨’이 기록한 225만명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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