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딸 “사랑하는 삼촌·아빠”…洪 “입양, 태어나 가장 잘한 일” 이심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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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6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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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이자 아빠’

사진=  tvN ‘엄마 나 왔어’ 캡처
사진= tvN ‘엄마 나 왔어’ 캡처
방송인 홍석천(47)이 자녀로 입양한 조카들에 대한 부성애를 드러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25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엄마 나 왔어’에서는 홍석천과 홍석천 딸이자 조카인 홍주은의 일상이 전파를 탔다. 2008년 홍석천은 이혼한 누나의 두 자녀를 입양해 법적으로 아버지가 됐다. 입양 당시 딸 주은 양의 나이는 16세, 아들 영천 군의 나이는 13세였다.

이날 방송에서 홍주은은 “솔직히 처음에 (입양을)반대했다. 삼촌이 창피해서가 아니었다”며 “삼촌과의 관계를 물어봤을 때 제가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지금은 후회 안하고 하나 후회 안한다. 도움도 많이 받았고 정도 많이 쌓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빠라는 말은 생소하다. 해본 적이 많이 없다. 저한테는 정말 고맙고 많이 사랑하는 삼촌이자 아빠”라고 말하며 웃었다.

스튜디오에서 화면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홍석천은 눈물을 보였다. 그는 “입양 후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한 번도 안 갔다. 유학도 주변 친구들한테 왕따나 놀림거리가 될까 봐 보낸 것”이라며 “학교 근처를 안 갔다. 너무 가보고 싶고, 사진도 찍고 싶었다. 아이들이 상처 받을까봐 늦잠 자는 척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홍석천은 그간 여러 방송을 통해 입양한 두 자녀에 대한 걱정과 애정을 드러내왔다.

그는 2008년 8월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아침’에 출연해 “세상에 태어나서 내가 가장 잘한 일들이 첫 째로 ‘아버지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것’과 두 번째로 ‘커밍아웃 선언 한 것’과 마지막으로 ‘누나의 아이들의 보호자를 자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이혼한 여자들에게 법적으로 도와주는 게 없더라. 온 가족이 응원해 줬다. 어른들이나 누나들은 총각인 제게 짐을 지워주는 게 아닌가 미안해 하지만 저는 아무렇지 않다. 저는 굉장히 행복하다”고 했다.

세간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선 “요즘은 저 같이 새로운 가족 형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제가 먼저 나섰다”며 “조카들도 알아야 할 것 같아 그랬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밖에서 다 알아서 오더라”고 설명했다.

홍석천은 자신의 직업과 성 정체성 등을 언급하며 자녀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MBC ‘기분 좋은 날’에서 “처음에는 나의 존재감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 연예인인 데다 커밍아웃을 한 사람이니까. 더더군다나 사춘기 때의 서먹함이 있어서 한편으로는 섭섭한 점도 있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그렇지만 그 나이 때는 다 그런 것이고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성장해서 자신의 생각들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두 아이들의 관계가 아주 좋고, 다양성에 눈을 뜬 아이들로 자라나는 것 같아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2013년 2월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선 조카들이자 자녀인 남매의 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편지에는 “삼촌 자신이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삼촌에겐 우리 홍패밀리가 있잖아”라며 “그리고 전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우릴 친자식처럼 키워줘서 너무 고마워. 삼촌 아니었으면 이렇게 필리핀까지 와서 공부하지 못했을 텐데, 삼촌 같은 좋은 사람들과 행복할 수도 없었을 거야”라고 적혀 있었다.

결국 눈물을 쏟은 홍석천은 “혹시 우리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을까, 놀림 받지 않을까, 늘 고민하고 그런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았다. 하지만 제가 쓰러지고 사회에서 격리된 그런 삼촌의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그런데 어느새 아이들이 ‘쑥쑥’ 자라서 지금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품에 안기기도 하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럴 땐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흐뭇한 심정을 전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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