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희와김루트 “우린 엽기적 카멜레온…이번 앨범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7월 12일 06시 57분


‘역주행’의 기적을 보여준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가 이번에는 ‘정주행’을 기대한다. 두 번째 미니앨범 ‘더 컬러 오브 신루트’를 발표한 신현희와김루트가 11일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듣고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역주행’의 기적을 보여준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가 이번에는 ‘정주행’을 기대한다. 두 번째 미니앨범 ‘더 컬러 오브 신루트’를 발표한 신현희와김루트가 11일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듣고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역주행의 아이콘’ 2년 만에 새 미니앨범 신현희와김루트

쇼케이스는 걸그룹만 하는 줄…
과분한 사랑에 작은 사치도 부렸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100% 그대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에 먼저 시선을 빼앗긴다. 깜짝 놀랄 만한 실력에 또 한 번 넋을 빼놓게 한다.

자신들을 “기똥찬 오리엔탈 명랑 어쿠스틱 듀오”라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하는 이들,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지만 만화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금발의 머리, 마법사 모자, 원색의 의상, 엽기적인 포즈, 여기에 정감어린 경상도 사투리까지. 어디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다.

2012년 결성해 2014년 정식 데뷔한 신현희와김루트는 신현희(보컬·기타)와 김루트(보컬·베이스)로 이뤄졌다. 2015년 발표한 곡 ‘오빠야’가 2년의 시간이 흐른 뒤 지난해 모든 음원차트를 장악하면서 ‘역주행의 아이콘’이 됐다.

신현희와김루트가 오랜 인디생활로 다져온 실력과 ‘기적’ 같은 두 번의 역주행을 통해 쌓은 인지도로 중무장하고 2년 만에 돌아왔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라이브홀에서 두 번째 미니음반 ‘더 컬러 오브 신루트’(The Color of SEENROOT) 쇼케이스를 연 이들은 “예상치 못한 과분한 사랑을 받아 지난 한 해를 정말 행복하게 보냈다”며 떨리는 소감을 밝혔다.

준비한 앨범을 대중에게 공개하기에 앞서 각종 언론매체에 먼저 소개하는 무대인 쇼케이스에 이들은 이날 처음 올랐다. 그만큼 이들의 입지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이곳에서는 단독 콘서트를 두 번 했는데 그때도 행복했다. 쇼케이스가 처음이라 너무나도 떨린다. (쇼케이스는)잘 생기고 예쁜 친구들이 하는 건데 우리 같은 사람이 펼치는 게 맞나 싶다. 반대로 우리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 아닐까. 하하!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 (신현희)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 사진제공|문화인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 사진제공|문화인

이들 말대로 예쁘고 잘생긴 아이돌 가수들이 잇따라 컴백해 ‘걸그룹 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는 시점. 이들은 음반을 발표하며 “우리만의 색깔로 승부를 걸겠다”고 포부를 던졌다.

“우리도 살면서 이런 비주얼을 별로 보지 못했다. 특이해서 쉽사리 접하기 어렵다는 걸 잘 안다. 곡도 신선하게 느끼지 않을까 한다. 그게 우리만의 강점이자 차별점이다.” (김루트)

이들이 오랜 준비 끝에 내놓은 두 번째 음반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신루트(신현희와김루트)의 색깔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들은 “밝고 다양한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자신들의 색깔을 하나의 단어로 정리해 “카멜레온”이라고 밝혔다.

타이틀곡 ‘파라다이스’를 포함해 ‘알콩달콩’, ‘바람(I wish)’, ‘난 짜장 넌 짬뽕’, ‘나쁜여자 프로젝트’까지 총 5곡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신현희가 작사·작곡했다.

“모든 걸 쏟아부었다.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앨범 재킷 사진도 알록달록하게 디자인했다. 비비드한 컬러로 만들어서 시각적인 효과도 높였다.” (신현희)

이들에게 역주행은 행복을 가져다 준 동시에 부담감도 안겨줬다. “영혼을 앨범에 갈아 넣었다”는 말은 괜한 엄살이 아니었다.

“주위에서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오빠야’라는 곡이 행운처럼 행복으로 다가온 덕분에 1년을 행복하게 보낸 것뿐이다. ‘오빠야’가 ‘꼭 잘되자!’ 하는 생각으로 만든 게 아니다. 음악 하는 게 너무 즐겁고 재밌다. 이렇게 즐겁게 하면 또 언젠가는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김루트)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가 11일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펼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가 11일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펼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행운은 이들에게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물론 금전적인 풍요로움도 포함된다. 음악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더 ‘튀는’ 옷을 자주 입을 수 있게도 됐다.

“옷의 퀄리티가 달라졌다. 힘들었을 때는 800원짜리 컵라면을 사먹을 때도 고민했다. 지금은 참깨라면과 김치를 함께 사먹을 수 있게 됐다. 양말도 매일 빨아서 신었다면 이제는 편의점에서 3000원짜리를 사서 신는다거나, 작은 사치를 부리고 있다. 부모님께도 한도를 높인 신용카드도 만들어드렸다.” (김루트)

“2012년 홍대라는 곳에 대한 환상을 품고 서울에 올라와 인디밴드로 시작했다. 당시와 비교해서 마음가짐이 100%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다. 처음으로 부모님께 용돈을 드렸다. 그 전까지는 수입이 없었다. 언젠가 꼭 잘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원해도 살 수 없었던 것을 이제는 큰 맘 먹고 사게 되는 것, 그런 점들이 바뀐 것 같다.” (신현희)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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