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이 영화 ‘1987’ 무대인사에서 흘린 눈물, ‘연기’ 아닌 ‘진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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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8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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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본격 연예 한밤’ 캡쳐
사진=SBS ‘본격 연예 한밤’ 캡쳐
영화 ‘1987’에 출연한 배우 강동원의 뜨거운 눈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서울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열린 영화 ‘1987’의 무대 인사에는 고(故) 이한열 열사를 연기한 배우 강동원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영화 ‘1987’의 주연 배우, 조연 배우가 아닌 특별출연으로 출연한 강동원은 이날 무대 인사에 참석해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강동원은 영화 상영 후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의 눈물은 배우 강동원으로서 보인 연기가 아닌, 한 명의 국민으로서 보인 진심이었을 터.

영화 ‘1987’에 대한 강동원의 애정은 남달랐다. 영화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과 인연이 있는 강동원은 영화 제작이 확정되기 전부터 ‘1987’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영화 ‘1987’ 제작사 우정필름에 따르면 강동원은 6월 항쟁에 관한 영화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접한 뒤 먼저 시나리오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며, 가장 먼저 영화 ‘1987’에 합류한 배우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故 이한열 열사 역을 제안했을 때 강동원은 “폐가 되지 않는다면 참여하겠다”며 출연 의사를 밝혔고, 자신의 참여로 투자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전했다고 한다.

영화 ‘1987’의 제작이 논의되던 시기인 당시는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로, 문화계 블랙리스트라 불리며 반정부 성향의 예술인들의 활동이 제약받던 시기였다.

때문에 강동원의 출연 결심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충무로에서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그로서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1987’을 하지 않았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많았을게 확실하다. 그래서 ‘빚을 갚고 싶다’는 그의 말은 진심으로 느껴진다.

영화에 폐가 되지 않겠다던 강동원은 영화 캐스팅이 확정된 이후에도 수차례 이한열 열사 모역과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찾아뵀다.

배 여사는 지난 2일 방송된 SBS ‘본격 연예 한밤’을 통해 “영화를 볼 자신이 없었는데 강동원이 직접 찾아왔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 아들 묘지에 가서 인사도 하고 왔다”며 강동원과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집으로 찾아온 강동원이 들어서는데 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 키가 큰 게 닮았다”며 “우리 아들이 정말 저렇게 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한 번 왔다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강동원이 영화 ‘1987’에 보여준 노력과 애정이야 말로 그의 눈물이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심이었음을 느껴지게 한다.

한편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1987’은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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