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영애 10년①] [단독인터뷰] 김현숙 “10년의 ‘막영애’, 내 최고의 행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1일 06시 57분


김현숙은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만나 행복하다. 10년 동안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때론 고민이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얻는 게 많다”고 했다. 사진은 시즌2 모습. 사진제공|tvN
김현숙은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만나 행복하다. 10년 동안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때론 고민이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얻는 게 많다”고 했다. 사진은 시즌2 모습. 사진제공|tvN
■ ‘영애씨’ 김현숙이 말하는 ‘막영애’

“막돼먹은 영애씨의 고군분투는 내일도 계속됩니다∼” 한 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내레이션. 그렇게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막영애)는 약 10년 간 영애씨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2007년 4월20일 시즌1을 시작으로 현재 시즌15가 방송 중이다. 장수 시즌제 성공작의 첫 번째 사례이자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공감이 가장 큰 힘이다. ‘안방마님’ 영애씨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는 어딘가의 회사에도 분명 존재할 것 같다. 조금 뚱뚱하고, 거칠면 어떠한가. 결혼을 안 했으면 또 어떠한가. 막돼먹으니 더 좋은 ‘막영애’의 10년사를 훑는다.

스물 다섯에 시작한 연극 연기생활
서른 즈음에 영애씨 만나 제 2인생
‘현숙아’ 보다 ‘영애야’가 더 친숙해


연기자 김현숙은 서른아홉살이다. 그가 ‘막영애’에서 연기하는 이영애와 동갑이다. 2007년부터 줄곧 맡아왔으니 거의 10년 동안 이영애로서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른을 앞둔 어느 날 만났다. 그 인연의 끈은 지금도 단단하게 둘을 엮고 있다. 김현숙은 ‘영애씨’를 향해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돌이켜보면 참 진귀하다. 시즌제로 성공하는 드라마도 드물지만, 전 시즌의 주인공을 한 연기자가 맡은 사례도 없었다. 김현숙 스스로도 놀랍고 대견하다. 자신은 물론 모든 동료가 힘을 합쳤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처음에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시청자의 공감에 교감하면서 제가 나설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어느 순간에는 의무감을 느낄 정도로 부담스러웠다.”

공감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시청자가 ‘막영애’에 열광하는 것은 영애씨를 통해 ‘나’를 찾고 때론 ‘대리만족’하며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걸 알기에 영애씨가 상사에 굴복하지 않는 장면을 보며 통쾌해한다.

김현숙은 “영애와 같은 성격이 아닌데” 과대평가하는 일부 시선에도 한때 위축됐다. “사고를 치면 안 된다” “불의를 참으면 안 되겠구나” 등 영애처럼 행동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고민과 걱정 자체가 “교만”이라고 판단하고 생각을 고쳤다.

그는 “25살 때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10년 동안 꾸준히 해오며 ‘막영애’는 인생의 일부가 됐다”며 “영애라는 이름이 저 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느냐”며 웃었다.

“이제는 ‘현숙아’라고 부르면 어색하다. ‘영애야’가 더 익숙하다. 하하!”

영애씨는 10년 동안 많은 남자를 만났지만 진짜 짝은 아직 찾지 못했다. 하지만 김현숙은 2014년 결혼하고 이듬해 아들을 낳았다. 김현숙은 “결혼하고도 합법적으로 연애할 수 있다”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영애씨가 듣는다면 분명 분노가 치밀 테다.

“결혼 전에는 제 몸 하나 건사하면 됐는데, 정신이 없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지방에서 올라와 도와주신다. 하는 건 없는데도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하하! 수십배 힘든 것 같다. 하지만 감정의 깊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해졌다.”

김현숙은 이 풍부해진 감정을 많은 동료와 나눴다. 부모 역의 송민형과 김정하, 동생 정다혜, 제부 고세원 그리고 라미란, 이승준, 윤서현, 정지순 등 오랫동안 시즌을 함께 해오며 실제 가족처럼 정을 쌓았다. 한 시즌이 끝나고 오랜만에 만나도 “엊그제” 본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막영애’의 마지막은 김현숙의 머릿속에 없다. 아직 상상해보지 못했다. 잠시 침묵을 지키고는 “잘 모르겠지만, 보통 상을 치르면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잘 모르다 며칠 뒤에 슬픔이 밀려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잘 모르겠지만’이란 말을 반복하며 “그 정도의 슬픔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현숙은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동안은 후회 없이 열심히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전화기 너머로 “영애야∼”를 찾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영애씨를 응원하는 여성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했다.

“누구나 아픔을 지니고 있다. 나만 그렇다고 생각하지 말자. ‘나’에 대해 자신감을 갖자. ‘나’여서 아픔을 이겨내고 잘 살 수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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