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요비, 대중과 ‘밀당’하기 보단…내 음악 들려주고 싶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6시 57분


화요비가 최근 발표한 새 앨범 ‘8’은 7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옛날가수’라 그런지 정규앨범을 내고 싶었다“는 화요비는 “담고 싶은 것도 많았고, 정규앨범이라야 나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화요비가 최근 발표한 새 앨범 ‘8’은 7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옛날가수’라 그런지 정규앨범을 내고 싶었다“는 화요비는 “담고 싶은 것도 많았고, 정규앨범이라야 나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 8집 정규앨범 ‘8’로 컴백…직접 프로듀싱까지 화 요 비

11곡 중 8곡 작사…1곡은 작곡
프로듀서 이름 올리긴 부끄럽죠
‘연애인’은 연애 기다리는 마음 담아
지금은 싱글…결혼은 30대후반쯤?

9월 말 발표된 화요비 8집 ‘8’의 표지에 새겨진 크레디트에는 작곡가 박성일과 함께 화요비가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이 올라 있다. 그런데 표기가 특이하다. ‘프로듀스드 바이 박성일!, 화요비?’이다. 박성일 이름 끝엔 느낌표, 화요비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매년 수백 장의 앨범이 쏟아지지만, 작품자 이름 붙은 물음표는 처음이라 궁금증이 일었다.

최근 서울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화요비는 “‘뭐? 내가?’의 의미”라며 하하 웃었다. 박성일은 화요비 이름을 넣으려했고, 화요비 자신은 ‘그러지 말라’고 맞서다 찾아낸 해법이었다.

“곡의 분위기나 편곡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프로듀서로 이름 올리기에는 면구스러워서 넣지 말라 했는데….”

화요비는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릴 만하지 않다고 했지만, ‘8’은 화요비가 꼬박 1년을 매달려 만든 작품이다. 11곡 중 8곡을 작사했고, 1곡을 작곡했다. 수록곡 대다수의 편곡도 화요비의 의견이 반영됐다. 수록곡 대부분을 여러 버전으로 녹음하며 최상의 편곡을 선정했다. 그만큼 녹음에 들인 시간도 엄청나다.

17년차 가수의 자존심에 그 같은 정성은 당연해보이지만, 화요비는 음악적 새 출발을 위한 “작은 변화”를 위해 그토록 노력을 기울였다. 대중이 좋아하는 화요비 초기의 대중적 스타일에서 벗어나, 자신이 요즘 좋아하는 음악을 대중에 소개하겠다는 의지다.

대중과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려는 것일까. 그는 “밀당은 내가 우위에 있고, 상황을 컨트롤 할 줄 알고, 결과가 상관없어야 가능한 법인데, 난 그렇지 못하다. 대중과 밀당은 할 수 없다. 내가 대중보다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상황을 어떻게 컨트롤 하겠나”라며 손을 내젓는다.

“대중이 내게 바라는 음악스타일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앞세운 건, 나의 음악적 기초를 튼튼히 쌓겠다는 의미다. 기초가 튼튼하면 어떤 건축물을 지어도 되는 것처럼, 음악기초가 튼튼하다면 다양한 음악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앨범이 앞으로 약이 될 거라 믿는다.”

화요비가 음악적 방향성에 고민하게 된 계기는 오랫동안 가수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대중성만 좇다보면 음악적 다양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된다. 계속 그런(대중성 있는) 음악만 하게 된다. 이제 내 경력도 16년이다.”

가수 화요비. 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가수 화요비. 사진제공|호기심스튜디오

화요비는 ‘연애인’과 ‘제가 돌아왔어요’ 두 곡을 ‘작은 변화’의 시작으로 앞세웠다. ‘연애인’은 ‘PB 알앤비’라 불리는 장르로, 도회적 분위기를 풍긴다. ‘제가 돌아왔어요’ 역시 영국풍 팝 스타일이다. 목소리에 힘을 빼고 감정도 절제했다.

“내가 옛날가수라 그런지 정규앨범을 꼭 내고 싶었다. 담고 싶은 것도 많았고, 정규앨범이라야 나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화요비 다소 자신감 없어 보이는 특유의 말투가 있다. 그러나 그는 어떤 질문과 상황에도 즉각 대처한다. 말주변도 좋다. 그가 한때 예능에서 주름잡던 것도 그의 순발력과 언변이다.

“내가 원래 튀거나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연예인이란 직업이 안 맞는 것 같다. 리더 스타일도 아니고, 난 ‘2인자 근성’이 있다. 하하.”

‘연애인’은 연애를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화요비가 작사했다. 그의 연애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자친구는 꾸준히 있었다. 연애를 하고 싶어서 남자를 만난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이 있으니까 연애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 남자가 없으니까 일에 더 집중하게 된다.”

올해 서른넷인 화요비는 “결혼은 30대 후반에 하고 싶다”고 했다.

● 화요비

▲1982년 2월생 ▲2000년 ‘라이’로 데뷔,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 ‘어떤가요’ 등 히트 ▲피아노 치다 실용음악으로 전향 ▲고교 2년때 포항MBC 라디오 ‘별밤 뽐내기’ 연말 결선서 대상을 타고 데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중퇴 ▲2007년 성대낭종 수술로 한때 위기 ▲박미영에서
박레아로 개명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예술학부 보컬과 겸임교수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