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볼빨간 사춘기 “영원히 사춘기로 살거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6일 06시 57분


느닷없이 가요계에 나타난 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는 사춘기 소녀들의 발그레한 볼처럼 풋풋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음악 팬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쇼파르뮤직
느닷없이 가요계에 나타난 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는 사춘기 소녀들의 발그레한 볼처럼 풋풋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음악 팬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쇼파르뮤직
■ ‘우주를 줄게’ 여성듀오 볼빨간 사춘기

경북 영주출신의 고교 친구
독특한 음색·솔직한 노랫말
감성자극 차트마다 1위 행진

여러 기획사들이 탐을 내던 유망주도 아니었고, 무명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오다 뒤늦게 빛을 본 경우도 아니다. 홍보력 막강한 대형 기획사 소속도 아니며, 예능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스타도 아니다. 스물한 살, 경북 영주 출신의 ‘새파란’ 두 소녀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박효신의 신곡이 나오기 전까지 주요 음악차트 1위를 휩쓸던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람). 볼빨간 사춘기(안지영·우지윤)다.

4월 데뷔한 이들은 8월 말 발표한 1집 ‘레드 플래닛’의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로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 등을 제치고 멜론 등 주요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인디레이블의 여성가수가 1위를 차지한 건 유례 없는 일. 발표 한 달 후쯤 뒤늦게 순위가 오른 ‘역주행’의 결과였다. 5일 현재도 박효신 ‘숨’에 이어 2위다. 보컬 안지영의 독특한 음색, 솔직한 연애담의 노랫말이 음악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우리만의 매력? 이름처럼 사춘기가 갖고 있는 순수하고 솔직한 감성이라고 생각해요. 귀엽고 소녀 같은 매력이 많은 분들에게 친근함으로 다가간 것 같아요.”

볼빨간 사춘기는 진흙 속의 진주였다. 지금에 오기까지 현 소속사 쇼파르뮤직 외에는 누구하나 눈여겨보지 않던 아마추어였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엠넷 ‘슈퍼스타K’에 출연했지만 모두 예선 탈락. 그 사이 일부 대형 기획사로부터도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그나마 2014년 ‘슈퍼스타K6’에서 최종 예선인 ‘슈퍼위크’까지 진출하면서 TV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쇼파르뮤직의 눈에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슈퍼스타K’에서 그만큼 덜 유명했을 때 미숙한 모습으로 떨어졌던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었으니까요.”

여성 듀오 볼빨간 사춘기. 사진제공|쇼파르뮤직
여성 듀오 볼빨간 사춘기. 사진제공|쇼파르뮤직

안지영과 우지윤은 고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처음 만났다. 하굣길에 “내 꿈은 가수”라는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은 일이 계기가 돼 실용음악학원에 함께 다녔고, 밴드까지 만들었다. 그때 지은 이름이 볼빨간 사춘기다.

“‘신선하다’, ‘볼빨간 사춘기만의 묘한 매력과 색깔이 있다’는 평가를 들을 땐 정말 행복해요. 뮤지션은 자기만의 색깔이 굉장히 중요한데,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고 응원해주며 기뻐해 참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데뷔하기까지 1년 반 동안 준비했던 시간들이 조금씩 스쳐가면서 힘들었던 것도 사르르 녹는 기분이에요.”

애초 볼빨간 사춘기는 소속사가 소개한 작곡가들의 노래를 연습했지만, 야생에서 길러진 신선한 음색과 톤, 분위기를 기성 가요계의 ‘표준’에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 “곡을 써보라”는 소속사 권유로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고시절 방죽을 걷던 일, 영주 시내 시계탑 아래서 공연하던 일 등을 떠올리며 1주일에 한두 곡씩 지었고, 1년여 동안 80여곡을 모았다. 여기서 10곡을 추려 4월에 5곡, 8월에 나머지 5곡을 내놓았다.

이들의 히트에는 입소문의 힘이 컸다. SNS를 통해 노래 영상과 노랫말이 퍼졌고, 호감을 표시하며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위로와 공감이 되는 뮤지션이고 싶어요. 물론 순수함은 조금씩 사라질 수 있지만, 사춘기의 감성을 나이 들어감에 맞게, ‘색깔 있는 볼빨간 사춘기’로 남고 싶어요.”

● 볼빨간 사춘기

▲안지영(21)·우지윤(21)의 2인조 ▲경북 영주 출신의 여고동창 ▲2014년 엠넷 ‘슈퍼스타K6’ 슈퍼위크 진출 계기로 쇼파르뮤직과 계약 ▲2016년 4월 데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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