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이젠 분단의 아픔 속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20일 06시 57분


유해진과 현빈(오른쪽)이 주연하는 ‘공조’의 촬영현장 모습.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그리며 흥행한 영화에 이어 남북 분단이 빚어내는 다양한 상황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유해진과 현빈(오른쪽)이 주연하는 ‘공조’의 촬영현장 모습.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그리며 흥행한 영화에 이어 남북 분단이 빚어내는 다양한 상황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개봉 앞둔 영화들, 남북한 공통소재

‘공조’ ‘VIP’ ‘공작’ 현재의 문제 집중
현빈·장동건·황정민 등 라인업 화려
막대한 제작비 투입…흥행 요건 충분

한국영화의 시선이 이제 남북한으로 향한다.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다뤄진 일제강점기를 지나 분단이 빚어낸 ‘현재’의 문제를 담은 다양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친다.

현재 제작을 추진 중이거나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하는 관련 영화는 서너편. 현빈 주연의 ‘공조’(감독 김성훈·제작 JK필름)를 비롯해 장동건의 ‘VIP’(제작 영화사금월), 윤종빈 감독의 ‘공작’(제작 영화사월광) 등 라인업이 화려하다.

남북한 소재 영화는 아픈 역사를 밑바탕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 시대극과 그 분위기로 맥을 잇는다. 지난해 ‘암살’을 시작으로 올해 ‘아가씨’와 ‘덕혜옹주’ 현재 박스오피스 1위인 ‘밀정’에 이르기까지 시대극은 식민의 아픔과 독립을 향한 분투, 과도기적 상황을 극적으로 완성해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 바통이 남북한 소재 영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현재’와 현실성을 더한다

그동안 남북한 소재 영화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톱스타 출연진과 실력 있는 제작진이 합심해 잇따라 뛰어든 적은 드물다. ‘현재진행형’인 분단의 아픔은 그 자체로 극적인 소재의 창구가 되는 데다, 배우에게는 연기 변신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후반작업에 한창인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탈북 범죄조직을 쫓기 위해 남북한 형사가 극비리에 진행하는 합동수사 이야기. 북측 형사 역을 맡은 현빈은 “어느 영화보다 집중했다”며 “준비와 촬영에만 10개월을 쏟아 부었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고난도 액션은 물론 모든 대사를 북한 사투리로 구사하는 등 변신까지 예고한다.

‘대호’의 박훈정 감독이 장동건, 이종석과 손잡은 ‘VIP’는 연쇄살인을 일삼는 북한 고위층 자제를 좇는 남한 형사와 국정원의 추격전이 주된 이야기. 시나리오에는 북한 장성의 실명이 그대로 담기는 등 리얼리티가 상당하다.

이처럼 각 영화는 마치 실제 사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현실성이 강하다. 더욱 과감한 시도까지 이어진다. 내년 초 촬영을 시작하는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연 ‘공작’은 남북한이 벌이는 프로젝트에 얽힌 비밀을 다룬다. 지금도 논란의 여지를 남기는 실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야기다.

대작·멀티캐스팅…흥행에 유리한 조건

남북한 소재 영화의 증가는 ‘상업적인’ 측면에서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관객의 눈높이에 가장 적중할 만한 시스템을 갖춘 영화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들 영화는 많게는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으로 완성된다. 치밀한 첩보전을 그리기 위한 해외 로케를 계획하는 등 규모가 만만치 많다. 더불어 톱스타급 배우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멀티캐스팅’에 유리한 소재라는 사실도 주효한 이유로 꼽힌다.

한 영화 제작자는 “최근 관객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 스타일은 스타 여럿이 역할을 나눠 맡아 이야기를 완성하는 멀티캐스팅 작품”이라며 “남북한 소재 영화는 대부분 첩보나 범죄 액션 등 관객 수요가 많은 장르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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