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윤형빈 “김성민, 어떻게든 재기하려고 몸부림쳤는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7일 06시 57분


개그맨 윤형빈-故 연기자 김성민 (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개그맨 윤형빈-故 연기자 김성민 (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 갑작스러운 김성민 비보에 주변 사람들 반응

“(김)성민이를 한 번 본 사람들은 알거에요. 얼마나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인지…”
- 전 매니저

마약 사건 후 재기 꿈꾸며 결혼
또다시 마약 손대 징역 10개월
죄책감 못 이기고 극단적 선택

인기 전성기에 휘말린 마약 사건, 집행유예를 받고 자숙과 반성, 이후 결혼으로 꿈꿔온 새로운 삶, 하지만 또 다시 마약 사건, 그리고….

연기자 김성민(43·사진)이 26일 짧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끝냈다. 안방극장의 ‘황태자’로, 예능프로그램 속 ‘허당’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던 과거를 뒤로하고 결국 안타까운 삶을 마감했다.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굴곡을 겪으며 끝내 재기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恨)만 가슴에 남았다.

26일 갑작스럽게 전해진 비보에 고 김성민의 지인들은 착잡해 했다. 한동안 말을 잊지도 못했다. 그동안 김성민에 대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함께 울고 웃으며 소주잔을 기울였던 이들이었기에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 그의 이야기에 한숨만 내쉬었다.

김성민과 오래 일했던 전 매니저 A씨는 “평소 성격이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이었다. 2007년부터 우울증세로 힘겨워 했다. 증상이 심해지면 한없이 감성적으로 변한다”며 “그동안 힘든 시기가 여러 번 찾아왔을 때도 ‘다시 한 번 해보자’라며 힘을 냈기도 했다. 그런데도 갑자기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와 김성민의 친구에 따르면 김성민은 마약 사건으로 인한 두 번의 교도소 생활에 힘들어 했다고 돌이켰다. 한 친구는 “자신에게 실망한 사람들에게 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팝페라 가수에 도전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가족들에게 가장 미안해 했다”며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했는데 자신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생각에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좋지 않은 일만 생각하다보면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출소 후 나약한 소리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김성민과 2009년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남자의 자격)에 함께 출연하며 1년 이상 동고동락한 개그맨 윤형빈은 두 달 전 만났을 당시에도 평상시와 같았다고 돌이켰다. ‘남자의 자격’은 김성민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계기가 됐다.

그는 “평소 자주 연락하며 4월에 만났을 때도 재기하려고 노력했다”며 “굉장히 밝은 형이라 이런 선택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더 믿기 어려웠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며 힘겨워했다. 이어 “지난 번 헤어지면서 ‘곧 보자’고 했는데, 그 장소가 참….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 믿는다”며 애써 슬픔을 감췄다.

결국 그는 여린 심성으로 인해 스스로 느끼는 죄책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와 동반해 주변의 시선에서도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여겨진다.

김성민은 1995년 연극배우로 출발해 2002년 MBC 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안방극장에 첫발을 들였다. 그해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환상의 커플’과 ‘남자의 자격’ 등을 통해 다시 전환점을 맞았고, 2010년 12월 마약 투약 사건으로 구속됐다.

2013년 4살 연상의 치과의사인 이모씨와 결혼한 뒤 드라마에 출연하며 재기했지만 또 다시 마약에 손을 대 징역 10개월을 살고 올해 1월 출소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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