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은 지금 ‘여배우 황금시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일 06시 57분


영화 ‘굿바이 싱글’의 김혜수.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영화 ‘굿바이 싱글’의 김혜수.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김민희·김태리 주연 ‘아가씨’ 개봉
손예진·김혜수·강예원·수애 등
여배우 주연영화 여름극장가 점령

여배우들이 극장가 빅 시즌을 책임지기 위해 나선다.

관객이 극장으로 몰리기 시작하는 6월부터 연중 최대 성수기로 통하는 7∼8월까지 여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영화가 잇따라 개봉한다. 김민희와 손예진 등 왕성하게 활동하는 30대 배우부터 김혜수와 강예원, 수애와 오연서까지 개성과 매력이 다른 스타들이 역량을 드러낼 채비를 마쳤다. 이들의 과감한 선택과 도전으로 영화의 소재는 물론 장르의 범위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작은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용필름)의 김민희다. 1일 개봉한 영화는 이미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선보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김민희의 연기에도 ‘이견’을 갖기 어렵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1930년대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다. 자연스럽게 여배우가 중심이 되는 여성들의 이야기. 김민희는 신예 김태리와 동성의 베드신까지 소화했고 이를 통해 여배우의 변신과 도전이 과감함을 넘어설 때 충격을 안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손예진과 김혜수는 그동안 쌓은 각자의 이미지를 털어낸다. 손예진은 23일 개봉하는 ‘비밀은 없다’(제작 영화사거미), 김혜수는 29일 공개하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제작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을 새로운 무대로 삼는다. 로맨스의 주역 손예진, 섹시한 김혜수의 이미지는 지워도 좋다. 사실 오랫동안 관객과 나눈 신뢰가 없다면 하기 어려운 선택이기도 하다.

손예진은 극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남편, 실종된 딸을 둔 인물로 나선다. 이경미 감독은 “그동안 손예진이 보여준 모습 뒤에 광기 같은 다른 면이 있을 거라 여겼다”며 “그런 면을 꺼내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이런 감독의 요구에 기꺼이 응한 손예진은 “내가 가진 틀을 깨는 과정이 새로웠다”고 만족해했다.

김혜수는 자신의 실제 상황과 닮은 톱스타 역할을 연기했지만 처한 상황은 전혀 다르다. 미혼으로 ‘임신’을 선택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면서 처음으로 만삭의 ‘D라인’ 몸매까지 공개한다. 김혜수는 “황당한 코미디이지만 진정성이 있는 이야기여서 변신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여배우들의 도전과 영역의 확장은 7∼8월에도 이어진다.

특히 8월 개봉하는 수애, 오연서 주연의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제작 KM컬쳐)는 근래 한국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스포츠드라마로 시선을 끈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급조된 아이스하키팀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는 ‘땀 냄새 진한’ 휴먼 스토리. 제작진은 최근 후반작업을 거치면서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 8월로 개봉 시기를 확정했다.

‘날, 보러와요’로 100만 관객을 모아 주목받은 강예원은 7월 ‘트릭’을 통해 현실 사회의 이슈를 다시 스크린에 옮긴다. 이번에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만든 파국을 그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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