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임지훈, 연 100회 공연 첫 무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4일 08시 00분


■ 1993년 3월 14일

연예계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에 자신의 노력을 더해 스타덤에 오른 이들이 꽤 많다. 가요계에서도 이 같은 가수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월 설 명절 때 그룹 비투비의 멤버 임현식은 아버지와 함께 특집 라디오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2월9일 밤 KBS 해피FM ‘밤을 잊은 그대’였다. 부자는 이날 호흡을 맞춰 공동 DJ로 나섰고, 즉석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전통 깊은 프로그램은 아버지의 것이었다. 아버지는 1980년대 이후 대표적인 포크가수로 활동해 온 임지훈(사진)이다.

임지훈이 1993년 오늘, 서울 대학로 충돌2 라이브홀에서 공연을 마쳤다. 2월12일부터 그해 100회 공연을 이어가겠다는 목표 아래 펼친 1차 무대였다. ‘종이비행기에 편지를 쓰자’는 주제를 내걸고 임지훈은 1차 공연에 이어 4월과 9월 각각 2, 3차 무대에 올라 100회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당시 임지훈은 세 차례에 나눠 펼치는 무대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올랐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가수들의 소극장 공연을 선두에서 이끈 그의 작심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노력으로 임지훈은 1997년 KBS 2라디오 ‘홍성관 이익선의 연예가산책’이 조사한 ‘광복 50년 대중문화를 빛낸 스타 20’에서 가장 많은 공연을 펼친 가수(1500여회)로 기록됐다.

1993년 2월 말 ‘나는 바보가 참 좋다’는 시집을 내고 60여편의 시를 선보인 임지훈은 1982년 MBC ‘대학가요제’에 작사가로 나선 뒤 1984년 ‘김창완과 꾸러기들’의 멤버로 무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1987년 ‘사랑의 썰물’로 솔로 데뷔했다. 노래에 담긴 애잔한 정서와 음성으로 당대 대중의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또 같은 앨범에 담긴 ‘회상’은 앞서 김창완이 이끈 산울림의 노래이기도 했지만 임지훈의 노래 역시 잔잔하면서도 회한에 젖은 듯한 목소리로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임지훈은 고 김광석이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1982년 서울 무교동의 한 라이브 카페에 김광석을 소개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