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연기자 생활 16년…요즘 옛 것에 눈이 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6시 55분


고수는 ‘반창꼬’ ‘집으로 가는 길’에 이어 최근작 ‘상의원’까지 자신의 주연영화가 12월에 개봉하는 일이 3년째 반복되면서 ‘12월의 남자’가 됐다. “차기작으로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읽었고, 마음에 드는 영화도 여러 편”이라는 그는 내년에도 ‘12월의 남자’가 될지 모를 일이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minani84
고수는 ‘반창꼬’ ‘집으로 가는 길’에 이어 최근작 ‘상의원’까지 자신의 주연영화가 12월에 개봉하는 일이 3년째 반복되면서 ‘12월의 남자’가 됐다. “차기작으로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읽었고, 마음에 드는 영화도 여러 편”이라는 그는 내년에도 ‘12월의 남자’가 될지 모를 일이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minani84
■ 영화 ‘상의원’으로 첫 사극 연기 도전, 고수

3년째 주연작 연말 개봉 ‘12월의 남자’
‘상의원’ 영향…정통 사극도 하고 싶어
왕 역할 어울릴까? 내년엔 다작 욕심

배우 고수(36)가 손에 바늘을 들었다.

대개의 남자배우들이 총이나 칼을 잡고 액션 또는 누아르 영화에 출연하려 하지만 고수는 ‘다른 길’을 택했다. 왕과 왕비의 옷을 짓는 조선시대 디자이너 역이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옷들은 영화 속 세상을 뒤집는다. 왕은 그를 질투하고 왕비는 그에게 연민을 품는다. 24일 개봉하는 ‘상의원’(감독 이원석·제작 영화사비단길)과 그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 공진을 연기한 고수의 모습이다.

16년 동안 고수는 꽤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왔지만 사극은 처음이다. 특별히 거부한 건 아니다. 마음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나지 못한 이유가 컸다.

“개인적으론 역사를 좋아한다. 매력적인 이야기도 많지 않나. 등산을 좋아해 산에 자주 오른다. 그때마다 걷게 되는 옛 길을 보면 묘한 감정이 든다. 오래 전 그 길을 먼저 걸은 사람이 있지 않겠나. 요즘엔 옛 것들에 더 눈이 간다. 그 정취도 좋고.”

‘나이 탓 아니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맞는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상의원’의 영향도 있다. 이 작품을 하고나니 정통 사극도 하고 싶다. 하지만 왕 역할이 나에게 어울릴 것 같진 않다. 하하!”

고수는 자신을 “12월의 남자”라고도 했다. 2012년 출연한 ‘반창꼬’부터 지난해 ‘집으로 가는 길’에 이어 3년째 주연영화를 12월에 내놓고 있어서다. 연인이나 부부의 사랑에 집중했던 앞선 영화들과 달리 ‘상의원’은 인간의 꿈과 그 꿈을 나누는 사람들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그 중심에는 고수가 연기한 공진이 있다.

“공진은 누구보다 자유로운 사람 같았다. 그가 어디 출신인지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그저 현재가 중요한 사람이다. 영화에선 공진을 천재라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남들과 좀 다른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면도 있다.”

고수 역시 “남과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다른 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다른 걸 틀렸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그런 시선을 접할 땐 좀 답답하지만 나는 끝까지 내 생각만 밀어붙이지 않는다. 양보하고 참는 편이다.”

고수는 자신의 이런 성향을 ‘직업’으로 돌렸다.

“연기자는 상상을 하는 일이고 꿈꾸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상의원’에서처럼 다른 시대의 인생을 살아볼 수도 있지 않나. 연기로 남과 다른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생각의 정리는 그가 16년 동안 연기자로 생활하며 쌓은 경험의 결과처럼 보였다.

“데뷔 초엔 능력이든 물질적인 면이든 누군가를 질투할 때가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답답함을 느낀다면 그걸 풀어낼 해답은 내 안에 있다.”

최근 여러 편의 시나리오를 읽었다는 고수는 “마음에 드는 영화도 여러 편이었다”고 했다. “새해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하루 충실하자는 주의”라는 그는 “그렇지만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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