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가 된 ‘미운 오리새끼’… 연기돌과 모델테이너가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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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생활연기’ 흐름 타고 영화-드라마 블루칩으로

MBC ‘야경꾼일지’에 나오는 동방신기의 멤버 정윤호(아래쪽 사진)와 MBC ‘내 생애 봄날’에서 주연을 맡은 소녀시대 최수영(위 사진)은 대표적인 ‘연기돌’이다. 래몽래인·MBC 제공
MBC ‘야경꾼일지’에 나오는 동방신기의 멤버 정윤호(아래쪽 사진)와 MBC ‘내 생애 봄날’에서 주연을 맡은 소녀시대 최수영(위 사진)은 대표적인 ‘연기돌’이다. 래몽래인·MBC 제공
《 이들은 한때 영화와 드라마계의 ‘미운 오리새끼’였다. 익숙한 얼굴의 아이돌 가수 혹은 모델이 연기자로 영역을 넓히는 것에 대해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연기력 논란이 따라다녔고 어김없이 출신 성분(?)이 부각되곤 했다. 그러나 현재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과 모델테이너(모델 출신 엔터테이너)는 영화와 드라마계의 주류다. 지상파 방송사의 연기자 공채가 사라지고, 정극 연기 대신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인기를 끌면서 이들이 설 자리는 더 넓어지고 있다. 》

○ 인지도가 최대 장점

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 주연 중에선 아이돌 출신이 아닌 배우를 찾는 게 더 어렵다. KBS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의 에릭은 신화, MBC 월화 ‘야경꾼일지’의 정윤호는 동방신기, MBC 수목 ‘내 생애 봄날’의 최수영은 소녀시대, SBS 수목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크리스탈은 f(x) 멤버다. 영화 ‘타짜-신의 손’에서는 빅뱅의 탑, ‘해무’에서는 JYJ의 박유천이 주연으로 등장했다. 유진이나 성유리 같은 1세대 아이돌들이 그룹 해체 후 연기자로 전향한 것과 달리 요즘 연기돌은 기획사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자를 염두에 두고 연기교육을 받는다.

연기돌의 최대 장점은 인지도다. 케이팝 한류 덕에 이들의 출연작은 해외 판권 판매나 투자에 유리하고 작품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 영화 ‘타짜-신의 손’을 배급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임성규 팀장은 “연기돌은 일거수일투족 관심을 받기 때문에 작품 홍보가 수월한 편”이라고 전했다. 일부 ‘팬심’ 깊은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의 드라마와 영화 흥행을 위해 지하철이나 전광판 광고를 직접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성이 흥행을 보장하진 않는다. 오히려 강력한 팬덤이 작품의 완성도에 걸림돌이 될 때도 있다. 드라마의 온라인 게시판에는 “우리 오빠 비중이 너무 작다”며 대본 수정을 요구하거나 상대 배우를 비난하는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영화 ‘마담 뺑덕’에 출연한 모델 출신 이솜(위쪽 사진)과 KBS ‘연애의 발견’에서 주인공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모델 출신 성준(아래쪽 사진)은 연기돌에 맞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모델테이너’다. CJ엔터테인먼트·KBS 제공
영화 ‘마담 뺑덕’에 출연한 모델 출신 이솜(위쪽 사진)과 KBS ‘연애의 발견’에서 주인공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모델 출신 성준(아래쪽 사진)은 연기돌에 맞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모델테이너’다. CJ엔터테인먼트·KBS 제공
임시완 박형식 한선화 같은 연기돌을 지도한 연기강사 안지은 씨는 “연기돌은 연습생 시절부터 강도 높은 경쟁에 익숙해 근성이나 노력이 남다른 게 장점”이라면서 “하지만 큰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익숙하다 보니 과장된 연기를 할 때가 많고 디테일한 감정 연기에 서툰 편”이라고 분석했다.

○ PPL에도 유리

영화 ‘기술자들’의 김우빈, ‘패션왕’의 안재현, ‘마담뺑덕’의 이솜 등 올 하반기 개봉 영화 중에는 모델 출신 연기자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 많다.

드라마 ‘연애의 발견’의 성준, MBC 주말드라마 ‘마마’의 홍종현도 요즘 각광받는 모델테이너다.

모델 출신 연기자의 역사는 길다. 차승원 이정재 조인성 공효진 강동원 공유 주지훈이 모두 모델 출신들이다.

한때 “키가 너무 커서 다른 배우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며 홀대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 대중문화계에선 가장 주목받는 그룹이 됐다.

매니지먼트 회사인 나무엑터스와 HB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은 모델 에이전시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한다.

모델테이너의 강점은 비주얼이다. 조각 미남보다 개성과 체격을 중시하는 요즘 대중문화계의 분위기도 모델 출신의 부상에 한몫했다.

‘패션왕’의 오기환 감독은 “결국 연기란 몸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절반”이라면서 “요즘은 발성보다 자연스러움이 강조되면서 모델 출신들이 더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간접광고가 중요해지면서 ‘옷걸이’ 좋은 모델 출신의 입지는 더 강화됐다. 김형석 SBS 드라마 국장은 “모델 출신 배우가 입고 나오는 옷이나 사용한 상품은 PPL에도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연기력 면에서는 ‘과함’으로 지적받는 연기돌과 달리 모델테이너들은 ‘모자람’이 문제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모델들은 런웨이에서 절제를 요구받다 보니 처음에는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를 어색해한다. 정확한 발음이나 표현력 강화 훈련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연기돌#모델테이너#연기력#미운 오리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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