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격론 끝… ‘문창극 보도’ KBS에 제작유의 권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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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두차례 정회-퇴장 진통

왜곡 보도 논란을 일으킨 KBS의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 보도에 대해 ‘권고’ 결정이 내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문 전 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 내용 일부를 발췌해 보도한 ‘KBS 뉴스’에 대해 9명 위원 전원 합의로 권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권고’는 ‘향후 제작에 유의하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전달하는 행정 지도로, 문제는 있지만 법적인 징계를 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조치다. 행정 지도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인 ‘의견 제시’보다는 한 단계 높은 조치다.

방통심의위는 △신앙적 믿음을 고백하는 교회 강연 내용을 후보자의 역사관 검증의 판단 근거로 제시하고 △해당 강연의 일부 발언만을 편집 보도해 발언 취지를 왜곡했으며 △문 후보자의 반론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못한 것은 방송심의규정의 공정성과 객관성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 보도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KBS는 6월 11일 온누리교회 강연 영상물 가운데 일부를 발췌해 문 전 후보자가 “일본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우리 민족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심의위의 방송소위원회에서는 3 대 2로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의견이 많아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중징계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4일 오후 3시에 시작된 전체회의는 여야 추천을 받은 위원들 간에 격론이 벌어져 두 차례 정회를 하고 야당 추천을 받은 장낙인 위원이 퇴장하는 진통을 겪은 끝에 오후 8시경 ‘중징계’와 ‘문제없음’의 중간 지점에서 합의를 봤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문창극 보도#KBS 제작유의 권고#방송통신심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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