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 김기덕 감독 “텅빈 극장, 안방에서라도 보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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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 김기덕 감독(가운데)
‘일대일’ 김기덕 감독(가운데)
'일대일' 김기덕 감독

"이번 주 수요일까지 만 명도 어려워…."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일대일'이 흥행 부진으로 결국 조기에 2차 판권을 출시한다. 인터넷·IP TV VOD 서비스로 안방에서라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

26일 김기덕 감독은 "이번 주 영화 '일대일'의 2차 판권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일대일'은 어제까지 약 7000여 명의 관객 분이 관람해주셨다. 이대로라면 이번 주 수요일까지 만 명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기점으로 극장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했다.

김기덕 감독은 "주말 8개 극장을 찾아 무대인사를 하고 텅 빈 극장을 보면서 어렵게 약 50개 스크린을 열어 준 극장 측에 너무 죄송했고 저를 믿고 참여한 배우, 스태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10만 관객이 들기 전에는 2차 판권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제 생각을 바꾸어 안방에서라도 '일대일'을 볼 수 있게 해 배우들에게 다음 연기 기회를 얻게 하고 스태프들에게는 다른 영화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어렵게 구한 극장이 텅 비는 것을 보면서 큰 절망감에 배우들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10만 관객이 들지 않으면 2차 판권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번복해 죄송하고 제 영화에 대한 불신의 뿌리를 뼈아프게 돌아보고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기덕 감독은 "기존 배우, 스태프들을 참여시켜 영화를 만들 때마다 국제 영화제 초청과 극장 흥행을 바라는 기대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이번 기회로 그런 강박증에서 벗어날 새로운 영화작업을 고민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대일'은 부정부패도 성공하면 능력인 나라가 되어버린 비참한 돈의 세상에서 우리 모두 스스로를 진단해 보고자 만든 영화다. 그나마 작은 믿음이 있었는데 어렵게 구한 극장이 텅 비는 것을 보면서 큰 절망감에 배우들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일대일' 개봉 소식을 전하며 약 10만 관객이 들 때까지 2차 판권을 출시하지 않고, 해외 판매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기덕 감독은 "2차 판권이 나오는 순간 불법복제파일이 퍼지고 해외 TV 방영은 불법 복제파일의 루트가 된다"며 "약 10만 관객이 들어야 스태프들에게 출연료를 지급하고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대일' 김기덕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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