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위험한 연기?…그래도 난 재미있는 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4월 30일 06시 55분


이준은 이번에도 안정이 아닌 도전을 택했다.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순수함과 섬뜩함을 넘나드는 내공연기로 다른 ‘아이돌 연기자’와 다른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제공|tvN
이준은 이번에도 안정이 아닌 도전을 택했다.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순수함과 섬뜩함을 넘나드는 내공연기로 다른 ‘아이돌 연기자’와 다른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제공|tvN
■ tvN드라마 ‘갑동이’서 사이코패스 열연…이준의 놀라운 변신

엠블랙 데뷔시절 ‘백치돌’ ‘바보돌’
연기자 이준은 ‘연기돌 최강 악역’

전작선 농도짙은 베드신…이번엔 살인마
아이돌스타로선 상상 못할 파격적 변신
“스토리만 좋으면 망설일 이유 없잖아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두고 흔히 ‘천의 얼굴’이라고 한다. 어떤 역할을 맡든 자연스럽게 해낸다는 의미다. 11일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사이코패스 ‘류태오’로 출연중인 이준(이창선·26)에게 ‘천의 얼굴’이란 수식어도 그의 연기만큼이나 자연스럽다.

이준은 전작인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는 톱스타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배우 역을 맡아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였다. 그의 ‘19금 베드신’은 ‘아이돌 최초’라는 설명이 붙었고, ‘쇼킹 연기’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이번 ‘갑동이’에서도 이준은 꽤나 ‘위험한’ 선택을 했다. 연쇄살인마 갑동이를 치료감호소에서 만난 뒤 그의 범죄를 모방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이번엔 ‘연기돌 중 최강 악역’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성팬덤이 절대적 기반인 아이돌 스타의 연기라고는 상상도 못할 농도 짙은 베드신에 이은 사이코패스 연기, 순수한 얼굴에 감춘 잔인함과 섬뜩한 웃음은, 그룹 엠블랙으로 데뷔했던 신인시절의 ‘백치돌’ ‘바보돌’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만든다. ‘쇼킹 연기’의 연속이다.

‘아이돌로서 너무 위험한 연기’라는 시각에 그는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다. 화려하고 멋있는 배역은 나중에 얼마든 할 수 있다. ‘갑동이’나 ‘배우는 배우다’도 재미있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많은 20대 남자배우들은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사이코패스를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드러낸다. 이준은 “나도 로망까지는 아니었지만, 한번쯤 해봤으면 했다”며 웃었다.

김기덕 감독은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을 두고 “땅에서 솟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갑동이’에서도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많지만 “아직은 내 연기가 별로인 것 같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이준이 사이코패스 역을 연기한 ‘갑동이’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이준이 사이코패스 역을 연기한 ‘갑동이’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갑동이’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모티프가 된 수사물이다. 그래서 2003년 개봉한 영화 ‘살인의 추억’과 비교된다. 또한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조수원 PD가 연출을 맡아, 이준의 악역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정웅인과 비교된다.

“그 영화나 드라마 모두 재미있게 봤다”는 이준은 누군가의 연기를 참고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흉내를 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대본만 반복해서 읽어보고 캐릭터에 빠져든다고 했다. 또한 촬영현장에서 스태프와 선배 연기자들에게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고 질문을 하며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본다고 한다. ‘갑동이’에선 여주인공 김민정이 자신의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주고, 자신의 생각을 많이 들려주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이준의 연이은 ‘쇼킹 연기’는 그가 선택할 다음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는 “쇼킹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장르든 재미있으면 하게 될 거다. 그 역할이 나한테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둘째고, 스토리가 재미있다면 내가 그 역할에 맞추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자 병행이 활발해지면서 일부는 연기력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도 나온다. 이준은 “가수를 하면서 배우를 한다는 게 참 어렵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하니까 집중하기도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다. 그래도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자신은 “연기를 못해서 열심히 해야 되는 사람, 아직은 모자란 배우”라고 했다.

이준은 얼마 전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위해 1000만원을 남몰래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민 모두가 똑같은 마음일 텐데, 알려져서… 참….”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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