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Cafe]오달수 “감독과 공모해 베드신 1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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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7시 00분


관객에게 신뢰를 주는 것만큼 배우의 행복이 또 있을까. 오달수는 1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에 이어 개봉을 앞둔 ‘미운 오리 새끼’와 ‘공모자들’로 관객 곁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채비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관객에게 신뢰를 주는 것만큼 배우의 행복이 또 있을까. 오달수는 1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에 이어 개봉을 앞둔 ‘미운 오리 새끼’와 ‘공모자들’로 관객 곁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채비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오달수, 주연작 ‘공모자들’ ‘미운 오리 새끼’ 동시 개봉

‘공모자들’서 세게 찍었는데 다 잘렸어
멜로? 고인된 여배우와 함께할 뻔했지

‘도둑들’ 1200만 관객 돌파…복 터졌어
연이어 2편 개봉…지겨워 할까봐 걱정

눈여겨보는 후배는? 샤이니의 민호 짱!

최근 한국영화는 배우 오달수(44)가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작품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일단 출연 편수가 많다는 얘기. 하지만 ‘또?’라고 말하는 관객은 거의 없다. 얼굴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내는 배우, 어느 역이라도 신뢰를 주는 배우, 누구보다 대중과 친근한 ‘현재진행형’ 배우가 오달수다.

영화 ‘도둑들’로 1200만 관객이라는 자신의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30일에는 주연작 ‘미운 오리 새끼’와 ‘공모자들’을 동시에 개봉한다. 새 영화 ‘12월23일’ 촬영 이후 또 다른 영화 ‘나의 파파로티’ 촬영이 예정된 그와 인터뷰 시간을 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다”는 인사말을 건네자 돌아온 대답, “허허허! 제가 뭐라고.”

- ‘도둑들’로 드디어 1000만 배우?

“힘든 일이다. 복이다, 생각하는데…. 인생에 또 몇 번이 올까. 그런데 지금, 나는…. 배우로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다.”

- 좋지 않은 상황?

“관객들은 ‘저 사람 만날 보네’ 할테지. ‘도둑들’, ‘알투비 리턴투베이스’가 상영 중인데 30일에도 두 편이 개봉하고. (관객이)얼마나 지겹겠나? 절대 의도한 건 아니다. 배우도 스타일이라는 게 있으니 아무리 변신해 봐야, 글쎄…. 스타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잖나. 악역을 해도 악랄한 악역은 하지 않는다. 정말 악마 같은 역할. 절대악이란 없으니까.”

- ‘공모자들’에서 맡은 의사는 악마까진 아니어도, 어쨌든 시작은 악역이잖나. 노골적이고 ‘센’ 장면도 있다.

“나는 사랑 이야기로 본다. 감독이 정말 센 걸 원했어.(웃음) 베드신은 10시간 동안 침대에서 정말 힘들게 찍었는데, 많이 잘랐데? 진짜 세게 찍었는데.”

- 혹시 멜로에도 욕심이?

“당연히.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멜로가 아니고. 그 나이에 맞게, 스타일에 맞는 멜로. 이런 거 말해도 되나…. 지금은 세상에 없는 한 여배우와 멜로영화를 준비했다. 그러다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오달수의 곁에는 사람이 많다. 함께 영화를 하자고 섭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료도 있고, 흥행을 축하하며 ‘술 사겠다’는 선배도 있다. 인터뷰 전날에도 송강호와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도둑들’ 흥행을 축하하는 자리. 오달수는 “인터뷰마다 술 얘기를 하니 몇 년 전에 어머니께서 ‘우리 아들이 술만 먹냐’며 굉장히 안타까워 하셨다”면서 “그러니 술 이야기는 조금만 써 달라”고 말했다. ‘쓰지 말라’가 아니라 ‘조금만 써’ 달란다. “천성적으로 외로워 곁에 누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그는 “혼자 하는 운동도 못 한다”며 웃었다.

- 연극을 하다 영화를 시작한 초기인 2000년대 중반 ‘누구든 내 것을 다 뽑아 쓰라’고 했다.

“겁 없이 한 소리다. 이제 그래선 안 된다.(웃음) 참 아니러니하지. 돌이키면 패기가 아니라 기고만장했던 것 같다. 오만방자함일 수도 있고. 한 살씩 먹다 보니 조심스러워진다. 신뢰에 대해 늘 생각한다.”

- 혹시 포털사이트에서 이름 검색도 하나.

“당연하지. 매일 한 두 번씩. 내가 또 무슨 잘못을 했나, 어떤 욕을 먹나 봐야 하니까.”

- 그렇다면…, ‘문제의 연관검색어’도 봤겠다.

“오달수 머리? 가십으로 웃고 넘기지 뭐. 내가 머리 크기를 줄일 수도 없고. 오늘 아침에 숍? 아무튼 머리하는 곳에 들렀는데 유해진 얘길 하더라. 매일 과일상자를 선물로 받는다고. 유해진은 지방에도 안티팬이 없다고, 어린애들까지 다 좋아한다고. 내가 유해진이랑 비슷하다는 얘기가 아니라(웃음) 친근하게 생각해 주면 감사하다.”

- 무엇으로부터 자극을 받나.

“아무래도 사람이겠지, 사람. 옛날에는 나 혼자 생각하고 무시했던 게 많다. ‘됐어요’라고 자기 잘난 맛에 살았는데 이젠 ‘그게 아니야’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한 둘씩 늘어, 그 사람들이 나를 깨닫게 한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오달수는 서울 대학로에서 직접 설립한 극단 신기루만화경을 운영하고 있다. 1987년 고향인 부산에서 대입 재수를 하던 시절 우연히 본 극단 모습에 매료돼 연극을 시작했고 이후 서울로 옮겨 20년 가까이 무대에 섰다. 연극에서 출발해 영화로 인정받은 배우들이 ‘연극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그처럼 두 장르의 균형을 맞추고 실천하는 이는 드물다.

“아직까지 근육을 움직이는 힘이 남아 있으니 움직이고 산다. 움직이지 못할 때를 대비해야지. 지금까지 극단을 키워 왔다면 이제 후배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야지. 나 죽고 나면 이어갈 사람은 있어야 하니까.”

- 촬영을 해야 할 영화 두 편과 계획 중인 연극도 있다는데.

“‘12월23일’에선 깡패 출신 감방장인데 감방에 들어와서 인간애를 느끼는 남자다. ‘나의 파파로티’에서는 교장이고. 연극은 내년 초에 ‘어느 혁명가의 사랑 이야기’라는 작품이다. 멜로는 아니고(웃음) 애증에 관한 이야기다.”

- 혹시 눈여겨 보는 후배 연기자가 있나?

“샤이니의 민호! 시트콤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을 함께 했는데 감각 있더라.”

- 여전히 꿈꾸는 역할이 있다면.

“‘도둑들’에서 와이어를 타고 액션을 하는 김윤석 선배가 많이 부럽더라. 아마도 윤석 선배는 (와이어 액션이)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욕심을 냈겠지. 정말 부러웠다. 도전하고 싶은 건, 와이어 액션!”

-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어디서 채우나.

“차기작! 한 편을 끝내고 다음 편을 시작해야 겨우 ‘허’했던 마음을 채운다. 좋은 생각이 좋은 마음도, 좋은 사람도 만든다고 믿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인이 되어 가는 거겠지? 얘기하다 보니, 지금 너무 멋있는 척하네. 하하!”

■ 배우 오달수는?

1969년생. 부산의 한 대학에서 시각디자인 전공. 대학 시절부터 연극에 빠져 배우의 길. 2002년 ‘해적 디스코왕 되다’로 스크린 데뷔. 2003년 ‘올드보이’ 이후 ‘친절한 금자씨’ ‘마파도’ ‘음란서생’ ‘방자전’ 등으로 명품조연 호평. 2011년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로 주연 시대 개막.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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