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난 스타제조기…나랑 연기하면 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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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0일 07시 00분


영화 ‘과속스캔들’ 흥행의 부담으로 슬럼프를 겪었다는 박보영. 4년 만에 새 영화 ‘미확인 동영상’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면서 “이제는 천천히,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영화 ‘과속스캔들’ 흥행의 부담으로 슬럼프를 겪었다는 박보영. 4년 만에 새 영화 ‘미확인 동영상’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면서 “이제는 천천히,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영화 ‘미확인 동영상’의 박보영

김수현 이민호 이어 이번 상대역엔 주원
함께한 작품 끝나고 나면 모두가 대스타
행운도 슬럼프도 과속…4년 만에 스크린
“손익분기점 넘고 싶어” 초심으로 돌아가


4년 만이다.

830만 명을 동원한 ‘과속스캔들’의 흥행 주역 박보영(22)이 새 영화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감독 김태경)으로 관객과 만난다. 흥행작 여주인공으로서는 공백이 길었다. 박보영은 “부담도, 슬럼프도 겪었다. 이를 떨치고 빨리 매를 맞고도 싶었는데 내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이제는 천천히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보영이 작정하고 다시 나서면서 품은 의욕은 한층 단단해 보였다. “20대에만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하고 싶다”며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도 매력적이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런 마음을 드러내듯 박보영의 연기 활동은 분주하다. 31일 ‘미확인 동영상’이 개봉한 후에는 송중기와 호흡을 맞춘 판타지 ‘늑대소년’이 가을께 개봉한다. 드라마 출연도 조율 중이다.

● “온라인의 마녀사냥, 남 아닌 나의 이야기”

‘미확인 동영상’은 올해 개봉하는 첫 번째 공포영화. 정체불명의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겪는 미스터리한 상황을 그렸다. 박보영은 동영상을 본 뒤 환영에 시달리는 동생(강별)을 구하려고 직접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앞서 ‘초감각 커플’, ‘울학교 이티’ 등의 영화로 여러 장르를 소화해온 박보영이 처음으로 공포에 도전했다.

“연기할 때는 무섭지 않은데 막상 스크린으로 보는 건 힘들어요. 특히 외딴 곳에 혼자 있는 건 정말 싫은데. 영화 찍으며 흉가에 혼자 들어가서 스마트폰으로 어두운 곳을 샅샅이 촬영하는 장면이 있어요. 못 견디게 괴로웠죠.”

박보영은 “소셜네트워크나 댓글문화 UCC로 이뤄지는 마녀사냥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라고 ‘미확인 동영상’을 소개했다.

박보영의 상대역은 주원. 영화를 촬영하던 지난해 초만 해도 주원은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갓 데뷔한 신인이었다. 박보영은 “훈남 스타들의 신인 시절 파트너는 주로 내가 맡았다”며 웃었다.

“드라마 ‘정글 피쉬’ 때는 김수현, ‘울학교 이티’에선 이민호 오빠와 했잖아요. 지금은 다들 스타에요. 더 연기해보고 싶은 상대역을 물으면 저는 ‘다 해봤다’고 하죠. 그때 우리는 함께 모여 정말 배우가 될 수 있을지, 잘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서로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 “‘과속’ 때는 감독님이 많이 포장해줘서”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한 박보영은 “연기자로는 ‘과속스캔들’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과속스캔들’은 그만큼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린 흥행작이자 연기의 맛을 알게 해준 작품이다.

“‘과속스캔들’ 때는 감독님이 저를 너무 예쁘게 포장해줬어요. 하하! 신인이어서 관객 수에 대한 개념도 없었죠. (차)태현 오빠가 앞으로 제 인생에 830만 명이란 숫자는 다신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얘기할 때도 와닿지 않았어요.”

흥행작을 낸 연기자가 누구나 겪듯 박보영도 부담에서 시작된 슬럼프를 보냈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시간이 흐르면서 “후폭풍처럼 다가왔다”고 돌이켰다.

“빨리 새 작품을 결정해서 매를 먼저 맞고, 다시 천천히 발전하고 싶었죠. 그런데 제 뜻대로만 되지 않았어요. 슬럼프, 공백, 부담이 한 데 섞여 공백이 길어졌어요. 이제는 꾸준하고 천천히 하려고 해요.”

연기 활동이 주춤하고 고민에 빠진 딸을 보던 부모님은 ‘연기를 관두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박보영도 “이 길 밖에 없을까” 생각했다.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처음부터”라고 다짐하며 “눈물의 나날들”에 마침표를 찍었다.

“큰 행운도, 큰 슬럼프도 빨리 온 것 같아요. 만약 ‘과속스캔들’ 이후에 계속 잘 돼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왔다면 더 힘들었겠죠. 앞으로는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거예요.”

박보영은 ‘미확인 동영상’으로 관객 앞에 나서는 각오를 이야기하면서 느닷없이 영화 제작사와 투자사의 이름을 꺼냈다.

“이젠 스태프들까지 보여요. 한 작품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잖아요. 손해는 보지 말아야죠. 공포영화는 마니아층이 확실하니까 승산이 있어요. 너무 현실적인 목표이지만…. 손익분기점은 넘기고 싶어요.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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