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연 “서른넷, 동안이라 행복? 내겐 극복해야 할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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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일 07시 00분


청순한 동안으로 데뷔 때 ‘리틀 이영애’로 불린 연기자 최지연. 그는 “‘참 동안이시네요’라는 말 대신 ‘그 작품 참 잘 봤어요’라는 말을 먼저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T.S Family 엔터테인먼트
청순한 동안으로 데뷔 때 ‘리틀 이영애’로 불린 연기자 최지연. 그는 “‘참 동안이시네요’라는 말 대신 ‘그 작품 참 잘 봤어요’라는 말을 먼저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T.S Family 엔터테인먼트
■ KBS 2TV ‘선녀가 필요해’ 최지연

20대 배역 나이와 안맞고
30대는 너무 어려 보이고
연기 기회 제한 속상해요
언젠간 꼭 대표작 만들 것

SBS ‘도전 1000곡’ 출연
노래하다 왜 울었냐고요?
감정에 너무 몰입됐나봐…
덕분에 인터넷 이슈됐죠


“연기자인데 연기가 아닌 노래로 이슈가 됐어요. 기뻤냐고요?”

올해로 데뷔 11년차. 결코 짧지 않은 경력을 갖고 있는 최지연(34)의 이름 앞에는 다양한 수식어들이 붙어 있다.

2001년 데뷔 당시 청순한 외모가 눈길을 끌면서 ‘리틀 이영애’로 불리었다. 그리고 나이가 서른이 넘어서는 20대 초반을 떠올리는 앳된 모습 때문에 ‘연예계 최강 동안’으로 불렸다.

얼마전 SBS ‘도전 1000곡’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려 ‘최지연 눈물’ ‘최지연 사랑과 우정 사이’가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본인의 이름이 하루 종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던 날, 그는 노트북을 켜고 반나절 내내 자신의 기사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왜 내가 이슈가 됐을까?’

최지연에 대해 ‘독특’ 혹은 ‘4차원’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기자의 머리 속에 입력되는 순간이었다.

“저는 너무 진지했거든요. 피노키오의 노래 ‘사랑과 우정사이’는 발라드잖아요. 숙련된 노래 실력과 기교가 필요한 장르죠. 요즘 워낙 노래를 잘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혹시나 제 모자란 실력이 들통이 날까봐 끝처리를 깔끔하게 했어요. 그리고 나머지를 제 감정 연기로 채우려고 한건데 그만 눈물이 살짝….”

예상대로 의도된 눈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은 최지연의 눈물에 대해 ‘노래에서도 절제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들 부러워하는 동안…연기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최지연은 “지금까지 큰 대표작이 없어서 아직도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노래를 불러서 연기 칭찬을 받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웃었다.

그는 어딜 가나 “참 동안이시네요”라는 말을 제일 먼저 듣는다. 현재 출연 중인 KBS 2TV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서도 맡은 역할이 절대 동안을 자랑하는 차나라(우리)의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요즘 가장 듣고 싶어하는 외모 평판 중 하나가 ‘동안’이다. 하지만 연기자인 최지연에게 동안은 자신이 극복해야 할 장벽이기도 하다.

“연기자니까 연기로 칭찬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데. 어딜 가나 ‘동안’으로 먼저 평가받아요. 무엇보다 맡는 역할이 애매할 수밖에 없어요. 20대를 하기에는 실제 나이가 30대고, 30대 를 맡기에는 너무 어려 보이는 외모가 문제죠. 사실 애매하죠. 동안이기 때문에 역할에 제한이 생기고 내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기회조차 얻지 못할 때는 속상해요.”

그래서 그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남다르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여 년이 됐지만 ‘최지연’하면 떠오를 작품이 없다는 것.

“최근에 어떤 블로거가 저를 ‘미스테리’한 연예인 중 한 명으로 꼽았더라고요. 10년 동안 대표작은 없는데 가끔씩 엉뚱한 걸로 화제가 된다면서요. 신비로운 느낌이 난다는 뜻이긴 했지만 사실 여러 감정들이 교차했어요.”

최지연은 2007년 KBS 드라마시티 ‘은어가 살던 곳’과 ‘신파를 위하여’ 등에 출연하면서 자기 내면의 코믹함과 4차원 적인 면을 재발견했다.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는 제대로 된 4차원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예능에서 4차원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작품에서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다음에 만날 때는 ‘참 동안이시네요’라는 말 대신 ‘그 작품 참 잘 봤어요’라는 말을 먼저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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