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년남자들이 왜 ‘꽃미남’ 드라마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40대 아저씨들이 ‘꽃미남’ 드라마를 즐겨 본다?

케이블채널 tvN의 월화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는 예상을 벗어나는 시청 패턴이 나타난다. 이 드라마의 점유율(TV 시청 가구 중 해당 프로그램 시청 비율)을 분석한 결과 (1∼5회·TNmS 자료) 남성 시청자 가운데 10대에 이어 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남성 점유율이 같은 나이대의 여성을 앞서는 회도 있다. ‘닥치고…’는 꽃미남 고교생들이 만든 ‘안구정화’라는 밴드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사랑과 갈등, 화해를 그렸다. 전형적인 학원물로 10, 20대를 겨냥하고 있다.

꽃미남 배우를 주축으로 하는 최근 사극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꽃미남 사극’의 원조인 KBS ‘성균관 스캔들’(2010년)도 남성 가운데 40대 시청률이 전 연령층 가운데 1위로 나타나 남성 10대보다 높았다. 여성의 경우 40대 시청률이 10대와 30대보다 낮게 나왔다. ‘꽃미남 임금’을 내세운 MBC ‘해를 품은 달’에서는 남성 50대의 평균 시청률이 13.5%로 가장 높지만 40대 시청률도 13.4%로 큰 차이가 없다(TNmS 자료).

반면 꽃미남 사극이라기보다는 선 굵은 정치 이야기가 주축이었던 KBS ‘공주의 남자’(2011년)는 일반적인 사극 드라마 시청 패턴을 보였다. 남성 60대의 시청률이 가장 높고, 남성 40대 시청률은 남성 50대보다도 뒤처졌다.

TNmS 조성아 국장은 “남성 40대에서 꽃미남 드라마 시청률 혹은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꽃미남 드라마의 핵심 시청층인 10, 20대 자녀나 부인과 함께 시청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가족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꽃미남 드라마를 찾는 남성 시청자들이 늘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지금의 40대가 과거 40대에 비해 젊은 감성을 갖고 있어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라는 향수와 공감에서 꽃미남 드라마를 즐긴다는 분석이다. ‘닥치고…’에서는 1990년대 유행했던 록 음악도 종종 등장한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서태지 세대가 40대로 들어서면서 ‘닥치고…’와 같은 밴드 문화를 불편해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다. 판타지 사극 역시 불륜 소재 드라마 등 여성 지향 드라마들과 달리 남성들이 즐기기에 부담 없는 장르”라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