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나영이’ 논란 알리 “나도 성폭력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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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7일 07시 00분


가수 알리가 ‘나영이’ 노래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도 성폭력 피해자란사실을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k1isonecut
가수 알리가 ‘나영이’ 노래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도 성폭력 피해자란
사실을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k1isonecut
“나영이 위로하려 만든 노래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달라”


“저는 성폭력범죄 피해자입니다.”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가 최근 자신의 노래 ‘나영이’에 대한 논란에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하며 숨겨왔던 자신의 비밀을 고백했다.

알리는 16일 오후 5시 반 서울 홍지동 상명대학교 내 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아버지 조명식씨와 함께 참석했다. 그는 나영이(가명)와 그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용서를 구한 뒤, 자신이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아버지 조명식 씨는 알리가 직접 쓴 사과문을 딸을 대신해 읽었다. 알리는 이 사과문에서 “3년여 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던, 저의 가족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말씀드린다”며 “저는 성폭력범죄 피해자다. 혼자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비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을 겪으면서 조금이나마 오해를 풀고 싶다”고 밝혔다.

아버지 조씨에 따르면 알리는 ‘나영이’ 사건이 일어난 비슷한 때인 2008년 6월 평소 알던 후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4주의 중상까지 입었다. 조씨는 “범인은 이후 구속돼 징역2년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의 처벌을 받았지만 상해죄는 목격자가 없다는 등 증거부족으로 무죄 판결이 났다”고 덧붙였다.

알리는 노래를 만들게 된 자신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상업적 의도로 오해를 받아 “가족을 설득해 부모님과 가족들의 동의 아래 이 자리에서 고백하는 것”이라고 과거를 공개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알리는 비슷한 시기에 범죄의 피해자가 된 나영이의 마음이 자신과 너무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해 “나영이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에 노래를 만들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치심때문에 한 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그런 저를 견디기 해준 건 음악이었다”면서 “부디 노래할 수 있게 해 달라. 아픈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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