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인증샷] 뮤지컬배우 김수용을 둘러싼 ‘6대 의혹’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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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2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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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편에서 예고한 대로 오늘 인터뷰는 뮤지컬 배우 김수용을 둘러싼, 이른바 ‘김수용 6대 의혹’을 밝히는 쪽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사실 기자가 준비해 간 것은 ‘5대 의혹’이었는데, 인터뷰 도중 김수용이 “실은 한 가지가 더 있다”라고 고백해 ‘6대 의혹’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 중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 중 하나인 김수용.
이제부터 그의 베일을 양파껍질 벗기듯 한 장씩 떼어내 보기로 하자.

○ 의혹1. “김수용의 성대는 티타늄으로 만들어졌다?” (부제: 1000만원 성대 이식설)

“그것은 뮤지컬배우 이석준씨의 독단입니다! 황색선전입니다! 난 사람이에요. 화장을 시켜보세요. 티타늄이 나오나!”

발단은 뮤지컬 ‘헤드윅’이었다. 2006년 ‘헤드윅’ 시즌3에서 김수용은 이석준과 함께 ‘헤드윅’을 맡았다.

“저는 성대가 절대 튼튼하지 않아요. 대신 관리를 정말 잘 하려고 하죠. 목이 안 좋으면 무조건 병원에 달려갑니다. 성대근육을 유연하게 해주는 엉덩이 주사가 있어요. 약도 독하게 지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정말 급할 때 먹을 수 있게.”

그날은 최악이었다. 하루 종일 목이 꽉 잠긴 상태였는데 공연직전 마이크 테스트를 할 때조차 목이 깨어나지 않았다. 하루에 두 번 먹게 되어 있는 독한 약을 세 번이나 먹었는데도 소용없었다.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자 기적이 일어났다. 그토록 나오지 않던 소리가 툭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마음속으로 ‘아이고, 아버지 감사합니다. 오, 주여!’하면서 공연을 했죠. ‘난 죽었다’하고 무대에 올라갔는데 목소리가 나오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앙코르 때는 신이 절로 나서 막 소리를 질러댔죠. 그런데 그걸 석준 형이 다 본 거예요. 석준 형이 ‘저 자식, 저거 다 뻥이야. 어떻게 목이 아픈 놈이 옥타브를 올려서 노래를 하냐’라며 마구 흥분을 ….”

“사실 뮤지컬 배우들은 목이 안 좋을 때 나름 해결하는 노하우가 있어요. 뜨거운 한약같은 걸 드시는 분도 있고,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하고. 보신탕을 드시는 분도 봤어요. 석준 형에게 ‘난 주사를 맞아서 좋아진 것 같다’라고 하니까 다짜고짜 ‘이 자식아, 난 주사 맞아도 소리 안 나와!’라고 … 흐흐”

이후 이석준은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김수용 성대는 강철도 아닌,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성대다. 1000만원 주고 티타늄 성대를 이식했다”라는, ‘아무도 믿지 않는’ 설을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 의혹2. “김수용은 뮤지컬계 최고의 엄살왕이다?”

이 의혹은 새삼 의혹이랄 것도 없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뮤지컬 팬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나라 뮤지컬계 최고의 엄살왕으로 류정한과 김수용이 꼽힌다.

두 사람은 평소 “나 죽겠네”, “소리가 안 나와”하다가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난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인데 김수용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난 맹세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까지 했다.

“전 되게 솔직해요. 죽겠다면 죽겠다고 하는 거죠. 하지만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공연을 망칠 수는 없잖아요. 죽을힘을 다해서 티를 안 내려고 할 뿐이죠.”

그런데 사람들 눈에는 “죽겠다는 놈이 공연만 잘 하네”로 보이는 것이다. 심지어는 “동정심 얻으려고 엄살을 핀다”라는 말도 들었다.
김수용은 “배우들이 다 그렇죠 뭐. 배우니까 무대에서 죽어라고 연기하고, 집에 가면 픽 쓰러지는 거죠.”

김수용은 “다행히 인삼이 잘 받는 체질”이라고 했다. 너무 몸이 힘들면 무대에 오르기 전에 생삼 한 뿌리를 꼭꼭 씹어 먹는다. 그러면 어떻게든 한 회 공연은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단다. 한국인삼공사에서 들으면 좋아할 얘기같다.

○ 의혹3. “김수용의 조상은 중동인이다?”

김수용을 직접 보면 확실히 토종 한국인의 외모는 아니다. 큰 눈에 쌍꺼풀도 이국적이지만 무엇보다 피부색이 하얗다 못해 창백해 보일 정도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김수용에게는 외국인으로 오인받은 에피소드가 산처럼 쌓여 있다.

김수용은 “유럽, 남미, 북중미 사람같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최근에는 중동인 소리도 나오더라고요. 물론 저는 오리지널 한국사람입니다.”

가장 최근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드린다. 한 달도 안 된 얘기.

아는 선배가 고깃집을 차렸다고 해서 김수용은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를 찾았다. 고기를 실컷 먹은 뒤 선배가 “커피나 한 잔 하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

길가에 서 있는데 눈앞으로 미군 몇 명이 지나갔다. 꽤 술에 취했는지 비틀거리더니 길에 서 있는 광고물을 넘어뜨렸다.
당황한 미군들이 후닥닥 도망을 치는가 싶었는데, 김수용과 눈이 마주치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김수용에게 다가와 막 눈을 찡긋거리면서 뭐라 뭐라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영어로.
김수용이 듣자하니 아무래도 자신에게 열심히 변명을 하는 것 같았다. 눈 찡긋은 당연히 ‘눈 좀 감아 달라’는 것일 테고.

한참을 듣고 있던 김수용이 한 마디 했다.
“아임 코리언. 아 캔트 스픽 잉글리쉬.”

“미군들이 황당한 표정으로 ‘왓?’하더니 가더라고요. 그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요. ‘완전 낚였다’라는 표정. 우하하핫!”

○ 의혹4. “김수용은 제작사 대표에게 자주 전화를 한다?”

이 의혹은 이석준이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뮤지컬 토크공연 ‘이야기쇼’에서 게스트로 나온 김수용을 두고 한 얘기이다. 김수용이 등장하지 않았을 때 한 얘기라 백스테이지에 있던 김수용은 정작 “그런 말을 했어요?”했다.

이 얘기는 김수용이 오디션이나 캐스팅에 앞서 종종 뮤지컬 제작사 대표에게 전화를 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인데, 물론 농담이다. 이런 장난어린 의혹을 살 만큼 김수용은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솔직히 자주 못 해요. 작년 연말에도, 올해 새해에도 전화는커녕 안부 문자조차 못 드렸는데요. 오히려 야단맞을 일이죠. 요즘 만나 뵈면 ‘죄송합니다’하고 90도 인사하고 다녀요.”

○ 의혹5. “김수용은 뮤지컬계 최고의 예의범절배우이다?”

김수용은 예의가 바르다. 인사도 잘 하고, 말도 반듯하다. 어느 정도 안면이 생겨도 한결같은 예의를 지킨다.
소주 한두 잔 주거니 받거니 하고나면 당장 ‘형님, 동생’하는 타입의 사람들 눈에는 지나치게 느껴질 법도 하다.

“아역배우를 하다보니까 부모님께서 늘 ‘어디를 가든, 누구를 보든 인사를 해라’라고 가르치셨어요. 꼭 방송국이 아니더라도 어른한테 인사 안 하면 굉장히 혼을 내셨죠. 어른들께 인사드리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당연한 거니까.”

김수용은 후배라고 해서 척척 말을 놓지도 않는다.

“제 신조 중의 하나가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예요. 내가 나이가 많다고, 후배를 보자마자 ‘말 놓을 게. 너 요즘 뭐 하냐’하면 싫어할 겁니다. 나도 싫었으니까. 내 성격이
○ 의혹6. “김수용, 뱀파이어설?”

가장 최근에 추가된 의혹 시리즈.
인터뷰 1부에서 밝혔듯 김수용은 최근 극심한 부상을 당해 고전했다.
공연 중 왼쪽 발의 인대가 뚝 끊어져버린 것이다.

피겨스타 김연아 등이 간다는 소문난 병원을 찾아갔더니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공연을 해야 하니 수술은 못 하겠다고 했죠. 원장님이 고민하시더니 ‘그렇다면 시술을 해 보자. 그리고 인대를 강화해 보자’하셨어요.”

시술을 3회 정도 하고, 매일 통원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정상 70% 수준의 재생”이라고 했다.

그런데 김수용은 기적처럼 일어섰다. 회복 속도가 일반인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빨랐다. 통상의 경우보다 일주일 이상 빠르게 목발을 놓았다.

아직 달리는 것은 무리지만, 무대 위에서 뛰는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일상 활동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병원에서는 정상치의 90% 재생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코요테 어글리’에서 저랑 같이 ‘앤디’를 맡고 있는 이현 군이 ‘형은 완전 뱀파이어네요’하더라고요. 외국에 저랑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가 있는데, 그 사람도 평소 ‘뱀파이어설’에 휘둘리고 있다나 뭐라나.”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영화나 판타지 소설을 본 독자라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뱀파이어는 인간과 달리 상처를 입어도 순식간에 회복되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다.

“여하튼 저는 사람입니다.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억울해요.”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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