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연기자 ‘몸값 흥정’ 첫 집단 시위…일부 드라마 불방 직격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4월 21일 07시 00분


1980년 탤런트들 방송출연 거부

방송 프로그램 외주제작이 활성화했지만 일부 제작사들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출연자들에게 출연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심심찮게 분쟁이 일어나곤 한다. 특히 자신의 기량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전부인 연예인들은 이 같은 분쟁의 최대 피해자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출연료는 생명과도 같은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1980년 오늘, 탤런트들이 서울 정동 세실극장에 모여 출연료 인상을 요구하며 방송 출연 거부에 나섰다. 1960년대 말부터 가수들이 출연료 인상 문제와 관련해 종종 출연 거부를 하기도 했지만 탤런트들의 집단행동은 초유의 일이었다. 이미 그 한 해 전, 출연료가 대폭 인상됐지만 이들은 “탤런트의 60% 이상이 출연료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연기에 전념할 수 없고, 방송사가 해마다 수익을 올리면서도 이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면서 출연 거부에 돌입했다.

이들이 요구한 인상안은 10분 기준 출연료의 60% 인상을 바탕으로 40∼60분 드라마는 기본 출연료에 70%, 60분 이상 드라마는 120%를 가산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10분 기준 35%, 주간연속극 40%, 단막극 50%, 특집극 60%를 추가 지급하겠다고 버텼다.

이 때문에 그 이틀 뒤부터 MBC ‘고운님 여의옵고’와 TBC ‘야 곰례야’ 등 일부 드라마가 방송되지 못하는 등 파행 방송이 이어졌다. 결국 방송사와 탤런트들은 28일 기본 출연료 35% 인상, 주간 및 단막극 60% 추가 지급, 특집극 80% 추가 지급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청자의 비판은 거셌다. 일부 톱스타급 연기자의 출연료가 화제가 되는 마당에 그 인상폭에 대한 정서적 반감 때문이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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