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김영희PD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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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4일 07시 00분


MBC,김건모 재도전 관련 이례적 문책
출연자들은 만류…새연출자와 갈등 우려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MBC ‘우리들의 일밤’의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결국 방송 3회 만에 연출자를 바꾸는 극약 처방까지 했다. 하지만 이미 뜨겁게 일어난 논란은 이런 비상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건모의 재도전을 다룬 내용으로 이미 녹화가 진행됐고, 김건모의 잔류 이후 제3의 탈락자까지 결정됐기 때문이다. MBC는 23일 ‘나는 가수다’를 기획하고 연출한 김영희 PD를 교체했다. 20일 방송에서 첫 탈락자가 된 김건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면서 당초 공언했던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문책성 교체다. MBC는 “녹화 현장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출연진과 제작진이 합의해서 규칙을 변경했다 하더라도 ‘7위 득표자 탈락’은 시청자와의 약속이었다”며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에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징계 등과 상관없이 프로그램 내용을 문제삼아 연출 책임자를 문책한 건 이례적인 경우다. MBC는 이번 연출자 교체로 프로그램에 쏟아지는 비난과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입장이지만 과연 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시청자들은 김영희 PD의 교체 소식에 “성급한 결정 아니냐”고 반발하며 교체 철회 청원 운동까지 벌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중인 가수들도 김영희 PD 교체 소식을 듣고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김PD의 교체 소식이 전해진 23일 오후 ‘나는 가수다’에 출연중인 가수들의 소속사 대표이사급 매니저들이 경기도 고양시 MBC 일산 드림센터 인근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출연 가수들이나 자신들 모두 김영희 PD가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맡아주기를 원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들의 뜻을 MBC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MBC가 연출자의 존속을 원한 출연 가수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을 경우 출연자와 갈등이 생길 여지도 있어 MBC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 @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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