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법무법인 통해 결혼 소식 밝힌 까닭은?

입력 2009년 8월 25일 16시 52분

25일 전해진 한류스타 이영애(38)의 결혼 소식이 국내 연예계를 넘어 아시아 한류 팬들을 강타하고 있다.

그런데 세인들의 부러움과 축복 속에 화사한 웨딩드레스를 선보여야 할 신부는 머나먼 미국으로 떠난 상태. 심지어 결혼소식이 전해진 날은 결혼식이 치러진 다음날이었다. 정상급 연예인 결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기자간담회는커녕 결혼식 사진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이영애의 결혼을 알리는 '법무법인 동인' 명의의 건조한 보도자료 만이 연예산업 관계자와 누리꾼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 여러 가지 법률적 사정이란 '사생활 침해'?

"저희 법무법인이 이영애씨 결혼을 발표하게 된 것은 저희 법무법인 동인의 변호사가 이영애씨의 법률자문을 하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법률적 사정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법부법인 동인)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이영애 씨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신랑이 누구인지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알려진 상태다. 이영애와 신랑 정씨(55)가 사귄 기간이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연예계에서 사업가 정씨의 존재는 구문으로 통한다는 것.

법무법인 동인의 이날 보도자료는 신랑 정씨에 대해 '미국 교포로서 미국 일리노이 공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미국계 IT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간단히 소개했다. 하지만 정씨는 과거 활발한 정부 관계 사업으로 인해 준 공인으로 불러도 될 만큼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춘 인물로 알려졌다.

이름을 공개해도 될만한 상황으로 보이지만 상당기간 정씨의 실명은 매체에 등장하지 못할 전망이다. 결혼 당사자인 이씨와 정씨 모두 신랑의 신상정보 공개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모 스포츠 신문 연예담당 전문기자는 "이것은 사회부 사건 기사가 아니다. 왜 이영애씨가 법무법인을 통해서 보도 자료를 냈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이번 결혼보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 한류스타 이영애, 국내 연예활동 접나?

"신랑 정씨는 한편 이영애씨와 신랑 정씨 가족측은 신랑에 대한 상세한 신상 및 사진 등은 사생활침해의 우려가 있어 미공개하기로 하였습니다"(법무법인 동인)

법조인들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공익의 목적', 즉 공공의 알권리가 존중되는 한도에서 탄력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공적인 인물의 사생활은 선택적으로 공개될 수 있지만, 이 공적인 인물과 결혼한 사람의 사생활은 당사자가 원할 경우 절대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결혼 상대자가 또한 '공적인 인물'이라면 어떻게 될까? 정씨는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활발한 사업 활동으로 이름 석 자는 물론 사진까지 공개된 상태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결혼은 사생활이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 하더라도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2002년 결혼한 유명 뮤지션 S씨 이야기다.

당시 이 가수는 신부의 신상이 밝혀지기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신부가 미스코리아 출신인 탓에 모 스포츠신문을 통해 이름과 사진이 공개됐다. 이에 S씨는 즉각 프라이버시 침해로 소송을 벌였고 해당 매체는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법부법인 동인의 한 변호사는 "공인과 결혼한 사람이 공인이라고 하더라도 공인과 관련된 한정된 사항에 대해서만 공개를 하는게 맞다"며 "정씨의 과거 활동과 결혼은 전혀 무관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연예계 일각에선 이영애가 이번 결혼을 계기로 국내 연예계 활동과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일단 생활 근거지를 미국으로 옮긴 상태인데다 남편의 신상이 명확하게 공개되기 이전에는 국내 활동을 재기하기 힘들 것이라는 정황 판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