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동수역 현/빈 “뼛속까지 거칠게…내가, 동수 아이가”

  • 입력 2009년 8월 1일 07시 52분


허스키 목소리 내려고 담배 다시 피고 물 안마시고…승부욕까지 ‘동수’ 닮았지요… ‘장동건의 동수’와 다른 점? 나의 동수가 조금 부드럽죠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는 장동건의 카리스마 연기는 이제 기억에서 지워라. 데뷔 후 6년 동안 ‘백마 탄 왕자’로 살아온 연기자 현빈이 머리부터 발끝, 심지어 목소리 톤도 바꾸며 뼛속까지 부산 사나이 동수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빈은 2001년 영화 ‘친구’가 원작인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극본ㆍ연출 곽경택ㆍ이하 ‘친구’)에서 선배 장동건이 맡은 동수를 2009년 자신만의 인물로 새롭게 만들어냈다. 학창시절 이후 가장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이라며 어색한 듯 머리를 만졌지만, 누구보다 잘 어울렸다. 여기에 한층 깊어진 눈빛과 검게 그을린 피부는 그를 더욱 빛나게 했다. 장동건이 연기한 영화 속의 동수를 까맣게 잊게 만든 ‘드라마 동수’의 현빈을 만났다.

- 요즘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장동건!(웃음) 내 이름보다 형 이름을 더 많이 듣는다. 어떤 조언을 했는지부터 장동건 선배와 연기에 대한 비교에 대한 부담감 등 가장 많이 물어본다.”

- 뭐라고 하던가?

“‘잘하고 있다. 주변의 반응은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다. 너만의 친구가 최고다’라는 말이었다. 형도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이 작품이 너에게 도움이 분명 될거다’라고 했는데 이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 주위에서 모두 출연을 반대했다고 들었다.

“대부분 ‘잘해야 본전이다’고 했다. 장동건 선배가 연기한 동수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남아있다 보니 주위에서 말렸다. 매니저와 동건 형만 권유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저런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꿈을 가졌다. 기회가 이제야 온 건데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 예상보다 저조한 시청률. 부담감은?

“나는 낮은 시청률에 단련이 되어 있다. 하하하. 시청률은 시청자의 몫이다. 부산에서 전 스태프들이 모여서 첫 방송을 다 함께 봤다. 응원의 전화도 많이 오고, 당시 분위기는 좋았다. 곽경택 감독님이 다음날 (시청률)결과를 보고 많이 속상했던 것 같다. 자부심도 있었고, 기대도 많이 했는데 생각에 많이 못 미치다 보니깐 아쉬워했다.”

-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운다는데.

“동건 형이 당시 동수를 연기하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하루에 담배 세 갑씩 피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굳이 왜 그랬을까’ 생각했는데 당연한 선택이었다. 원래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인데 물도 되도록 마시지 않고, 최대한 목이 잠기게 하려 노력했다.”

- 원래 성격도 동수처럼 마초 같은 면이 있나.

“있다. 승부욕이 장난 아니다. 일을 할 때는 절대 지고 싶지 않다.”

- 방송이 나간 후 아쉬웠던 점은.

“아무리 사투리를 연습했다고 해도 부산 토박이처럼 100%를 완벽하게는 안된다. 부산 출신인 곽경택 감독이 현장에서 체크하고,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후시녹음을 해서 더빙까지 하기도 했다. 그래도 논란이 되니 아쉽지만 더 이상 신경 안 쓰기로 했다.”

-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비올 때 칼 맞는 장면. 너무 추웠다. 해가 중천에 떠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새벽부터 찍어서 점심때가 되면 촬영을 못하기 때문에 4일을 촬영했다.”

- ‘장동건의 동수’하고 ‘현빈의 동수’하고 차이점은.

“영화에서 거칠고 세게 했던 부분은 드라마에서 완화됐다. 드라마나 영화의 차이점이라서 그럴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속 동수는 멜로와 가정사 등 영화에서는 보이지 않은 부분까지 보여줬다.”

- 드라마에서처럼 한 여자를 두고 친구와 사랑한 적이 있나.

“없다. 그렇지만 내가 ‘이 여자가 아니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면 사랑을 선택할 것이다”

- 시청자들이 놓치지 말고 봐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영화와 일부러 의도적으로 똑같이 찍은 부분이 많다. 최대한 같은 장소에서 촬영했다. ‘재현 드라마’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그러나 계산 된 것이다. ‘니가 가라 하와이’를 연기할 때도 이마의 주름까지 똑같이 표현했다. 곽 감독님이 영화를 봤던 분들에게 일종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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